자영업자 대출, 자영업자 수 보다 10배 빨리 증가…고정비용 부담 상승하나

이경남 기자
입력일 2018-03-31 12:36 수정일 2018-03-31 12:36 발행일 2018-03-31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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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자영업자 대출 증가율이 자영업자 수 증가세보다 10배 가량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최저 임금 인상, 금리 인상 등으로 자영업자들의 이자 부담 확대가 가속화 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31일 한국은행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잔액은 535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말(480조2000억원)에 견줘 11.5% 증가한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자영업자(568만2000명)가 전년에 비해 1.2% 늘어난 점에 비춰보면 대출 증가세가 10배 이상 높은 것이다.

한은의 자료가 지난해 4분기 자료가 빠진점에 비춰보면 자영업자 대출 증가율은 자영업자 증가율보다 더욱 높은 상승세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자영업자 대출은 개인사업자 자격으로 받은 대출 외에도 사업자가 개인 자격으로 받은 가계대출도 포함한다. 이에 따른 자영업자의 가계대출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192조8000억원이었고, 자영업자의 사업자대출은 342조5000억원으로 조사됐다.

자영업자 대출 증가 속도는 가계대출과 비교해 봐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가계신용은 지난 2015년 10.9%, 2016년 11.6%, 지난해 8.1% 증가한 반면, 자영업자 대출은 13.5%, 2016년 13.7% 늘었다. 지난해의 경우도 13% 가량 늘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자영업자들을 둘러싼 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최저 임금 인상, 금리 인상 등으로 자영업자의 고정 비용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자영업의 업황은 좋다고 보기 힘들다. 최저 임금 인상, 근로 시간 단축 등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작용하면 폐업 위험도가 크게 오를 것으로 보인다”며 “이와 함께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시장금리 상승으로 기 대출의 이자부담도 확대될 수 있다. 고정비용 지출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지난 26일부터 자영업자들의 채무상환능력 심사를 강화하기 위한 개인사업자대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시행중이다. 이에 따라 자영업자 대출 증가세다소 주춤해질 것으로 전망되나, 기 대출자들의 고정비용 증가에 대한 부담은 여전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경남 기자 abc@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