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앞에선 MB “참담한 심정…국민께 송구”

강진 기자
입력일 2018-03-14 17:55 수정일 2018-03-14 19:03 발행일 2018-03-15 1면
인쇄아이콘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하는 이명박 전 대통령
이명박 전 대통령이 14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했다. 이 전 대통령은 포토라인 앞에서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
이명박(77) 전 대통령이 14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됐다. 이 전 대통령이 검찰에 출두한 것은 2013년 2월 24일 퇴임한 후 5년 17일, 1844일 만이다. 헌정사상 다섯 번째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해 3월 21일 검찰 조사를 받은 지 358일 만에 전직 대통령이 비리 혐의로 검찰조사를 받은 것이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한 직후 포토라인에 서서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민생경제가 어렵고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환경이 매우 엄중할 때 저와 관련된 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서 대단히 죄송하다”고 말했다. 논현동 자택에서 서울중앙지검까지 8분이 걸렸다.
이어 “저를 믿고 지지해 주신 많은 분들과 이와 관련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많은 분들에게 진심으로 미안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도 “전직 대통령으로서 하고 싶은 이야기도 많습니다만 말을 아껴야 한다고 스스로 다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통령은 “다만 바라건대 역사에서 이번 일로 마지막이 됐으면 합니다”라는 말로 이번 검찰 수사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몇몇 기자가 ‘다스는 누구 것이라 생각하시냐’ 등의 질문을 던졌다. 대답은 없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포토라인에서 ‘죄송하다’, ‘미안하다’라는 말을 세 차례 했지만, 검찰 수사와 관련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곧 시작될 조사를 앞두고 검찰 수사에 대한 비판이나 의혹에 관한 해명을 내놓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지난 1월 17일 기자회견에서 “적폐청산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는 검찰 수사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보수 궤멸을 겨냥한 정치 공작이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정치보복이라고 보고 있다”며 검찰 수사에 강력히 반발한 바 있다. 
이 전 대통령은 검찰청 1층 로비에서 귀빈용이 아닌 일반용 승강기를 타고 10층으로 올라갔다. 조사는 10층 1010호실에 마련된 특별조사실에서 시작됐다. 뇌물수수 등 20여 개의 혐의를 받고 있는 그는 조사실 옆 휴게실에서 식사를 해결하면서 질문세례를 받았다.
검찰은 이날 한 차례 조사를 끝으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문무일 검찰총장은 15일 수사팀 보고를 받고 금명간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한다.

강진 기자 jin90g@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