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예대금리차…서민 금융접근성 하락 등 부작용 우려

이경남 기자
입력일 2017-12-31 17:41 수정일 2017-12-31 17:42 발행일 2018-01-0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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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간 가계대출 금리 0.3%P↑…저축 수신 금리는 0.23%P↑
예대금리차 인상 속도 빨라질 듯…이자부담 상승 등 부작용 우려
1년정기예금금리32개월만에최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가운데 1년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연 2% 넘는 수준으로 상승했다. 사진은 31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새마을금고 앞 예금 특판 관련 안내문. (연합)

2017년 한 해 동안 주택담보대출 금리 등 대출 금리는 크게 오른 반면 예금과 적금의 금리는 증가폭에 못미치는 등 은행의 예대금리차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에서는 시장금리가 본격적으로 상승기에 접어들면서 예대금리차의 확대 기조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예대금리차의 확대로 부동산 실수요자, 서민 및 금융 취약계층의 금융 접근성이 한층 더 떨어지는 등 부작용이 발생할 우려가 제기된다.

31일 한국은행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1월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금리는 3.59%로 지난해 말에 비해 0.30%포인트 인상됐다. 저축성 수신금리의 경우 1.79%로 지난해 말에 견줘 0.23%포인트 올랐다.

2017년 한 해 동안 대출 금리가 인상된 것은 올 한해 동안 한국은행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꾸준히 반영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은과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란 기대감이 시장금리에 반영돼 금리가 서서히 오른 셈이다.

시장금리가 상승함에 따라 예금과 적금 등 수신금리도 올랐다. 지난 11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이후 은행들은 예금 및 적금의 금리를 0.20~0.25%포인트 가량 인상했다. 이에 저금리 기조에서 사라졌던 2%대 금리 예금이 부활하기도 했다.

다만 은행권에서는 시장금리 상승의 영향이 수신금리에는 즉각 반영되지만 대출금리는 수신금리보다 다소 늦게 반영된다는 측면이 있어 향후 대출금리 인상폭이 수신금리보다 앞설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시장금리가 꾸준히 상승하면서 예금과 대출금리가 꾸준히 오르겠지만, 수신금리보다는 대출금리의 인상 속도가 빠를 것이며 1월부터 이 같은 기조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문제는 이처럼 예대금리차가 지속해서 상승할 경우 부동산 실수요자, 서민 및 금융 취약계층의 금융접근성이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는 점이다.

통상 서민들은 은행의 대출이 예금보다 많은 편인데, 대출금리가 오르면서 생기는 이자 부담을 수신상품의 수익으로 대체할 수 있는 비율이 낮아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여기에 정부가 가계부채 증가세를 잡기 위해 내놓은 대출 규제안이 본격적인 시행을 앞두고 있어 부동산 실수요자들은 ‘적은 금액’을 ‘높은 금리’로 빌려야 하는 ‘이중고’가 겹쳤다는 우려도 나온다. 또 다른 은행 한 관계자는 “금리도 높아지고 대출 규제안도 연이어 적용되는 등 종전보다 대출받기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남 기자 abc@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