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中 OLED 투자로 '글로벌 경쟁력' 한 단계 끌어올린다

한영훈 기자
입력일 2017-12-26 17:07 수정일 2017-12-26 18:24 발행일 2017-12-2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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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파주 LG디스플레이 공장 전경.(사진제공=LG디스플레이)

26일 정부가 중국 광저우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생산 공장 건립을 승인하면서, 이와 관련한 LG디스플레이의 발걸음이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당초 예상과는 다르게 정부 승인까지 5개월이란 시간이 소요된 만큼, 회사 측은 일단 ‘시간 지연’을 최소화하는데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지금이라도 투자를 진행할 수 있게 돼 다행”이라며 “당초 예정했던 ‘2019년 2분기 양산’은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시간이나 비용적인 측면에서 발생 가능한 문제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중국에 파견할 연구원을 비롯해 주재원을 선발하는 등 사전 준비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반기부터는 패널 양산에 들어가겠다는 게 회사측의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의 중국 OLED 공장이 설립되면, 사실상 ‘LCD 중심’의 시대와 결별을 선언하고 ‘OLED 올인’ 행보를 펼치고 있는 회사 측의 사업 전략도 한층 탄력을 받게 된다. 현재까지 LG디스플레이의 OLED 매출 비중은 약 10%대로 아직까지는 LCD 비중이 높다. 그러나 향후 OLED 매출 비중을 점차 확대해, 2020년까지 4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게 회사 측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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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비롯한 정부위원과 민간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제17회 산업기술보호위원회'가 개최됐다. 이날 LG디스플레이의 TV용 OLED 패널 제조기술 수출승인안 등 4개 안건을 심의·의결하였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연합)

무엇보다 현재 LG디스플레이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OLED TV용 대형 패널을 생산 중인 만큼, 글로벌 선도기업으로서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아울러 세계최대 TV 시장인 중국시장을 공략하는데 이점이 생기는 동시에, 글로벌 업체들의 생산기지와 인접한 곳에 위치해 ‘스킨십 강화’에도 강점이 있다. 또 광저우 팹은 이미 LG디스플레이의 8.5세대 LCD 생산지로서 고도의 효율성과 비용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초기 안착에도 유리하다. 투자 규모는 약 5조원이며, 합작사 형태로 약 2조6000억원의 자본금(LG디스플레이 1조8000억원·중국 8000억원)이 투입된다.

이 공장이 완공되면 8.5세대(2200×2500㎜) OLED 패널을 월 6만장씩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이는 현재 월 5만5000여 장에 달하는 LG디스플레이의 대형 OLED 패널 총 공급량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LG디스플레이는 이를 통해 매출과 이익을 늘리고, 또다시 국내 10.5세대 OLED와 6세대 플렉시블 OLED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안착시킬 계획이다.

그간 정부가 가장 크게 우려감을 드러내왔던 ‘보안’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도 총력을 기울인다. LG디스플레이가 국내 보안조직을 강화하고 정부와 합동 대책반을 꾸려 6개월마다 현지 보안상황을 점검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에도 ‘기술유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앞서 협력사에 대한 정보보안 지원활동 범위를 기존 LCD(액정표시장치)에서 OLED 분야까지 확대했다. 향후 국내 투자와 채용에도 적극 나선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국내 투자와 채용도 지속적으로 병행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LG디스플레이의 중국 OLED 패널 공장 건립이 국내 디스플레이 기술 수출과 시장 선점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의 이번 결정을 통해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국내 업체의 위상은 한층 더 강화될 것”이라며 “아울러 국내 장비·부품·소재 업체들도 상당한 수혜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한영훈 기자 han00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