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LG디스플레이 中 OLED 공장 설립 조건부 승인

한영훈 기자
입력일 2017-12-26 15:04 수정일 2017-12-26 18:21 발행일 2017-12-27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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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LG디스플레이 본사.(연합)

정부가 LG디스플레이의 중국 광저우 8.5세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공장 투자를 승인했다. 한국 기업의 OLED 공장이 해외에 건설되는 사례는 이번에 최초다. 이를 통해 'OLED 최우선’을 외치고 있는 LG디스플레이의 사업 전략도 한층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7회 산업기술보호위원회’를 열고 LG디스플레이의 TV용 OLED 패널 제조기술 수출을 조건부 승인하기로 의결했다.

그간 산업기술보호위원회는 전문위원회 소속 위원들의 서명을 통해 최종 의견을 전달해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국가 핵심 기술인 OLED를 해외로 내보낸다는 특수성을 반영해 처음으로 오프라인 회의를 진행했다.

정부는 중국에 8.5세대 OLED 설비 투자를 허용하는 근거로 시장 확대 및 관련 협력업체의 수출·일자리 증가 등을 꼽았다. 이와 관련해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광저우 투자를 통해 국산 장비업체에게 3조원 이상의 수출 기회가 제공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술과 일자리 유출 등을 막기 위해 △소재·장비의 국산화율 제고 △차기 투자의 국내 실시 △보안 점검 및 조직 강화 등 3가지 조건을 걸었다. 산업부는 LG디스플레이에 부가조건 이행계획을 접수해 최종 승인을 내릴 계획이다.

우선 소재·장비의 국산화율 제고와 관련해 현재 OLED 공장의 소재가 30%, 장비는 60%대인 국산화율을 각각 50%와 70%대로 높이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기 투자의 국내 실시를 주문한 것은  최첨단 기술이 해외로 빠져나갈 가능성을 원천 봉쇄하기 위한 방안으로 풀이된다. 그간 정부가 가장 크게 우려감을 드러내왔던 ‘보안’에 대한 대응책으로는 LG디스플레이가 국내 보안조직을 강화하고 정부와 합동 대책반을 꾸려 6개월마다 현지 보안상황을 점검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백운규 산업부장관은 위원회에서 “국제적으로 디스플레이 기술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회의가 앞으로 기업이 해외 투자를 추진할 때 치밀한 기술보호 방안을 마련하고, 매출, 일자리 증대 등 국익에 도움이 되는지 다시 한번 살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광저우 공장이 신설되면 현재 월 5만5000여 장에 달하는 LG디스플레이의 대형 OLED 패널 공급량을 상회하는 월 6만 장의 패널 양산이 가능할 전망이다.

한영훈 기자 han00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