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홈조인트 생산기업 아세아조인트 내진설계에 적합한 지진분리이음으로 건재한 과시

박양기 기자
입력일 2017-11-19 15:08 수정일 2017-11-20 11:05 발행일 2017-11-18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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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15일 경상북도 포항시를 중심으로 역대규모인 진도 5.4 지진이 발생하였다. 이번 지진은 지난 경주에 이어 한반도에서 일어난 지진 중 역대 2위라고 한다. 이번에 일어난 대형 지진으로 서울 및 수도권지역까지 그 진동을 체감할 수 있었으며, 지진 발생 후 각종 언론들은 국내의 미흡한 내진설계의 실상을 다루며 지진의 위험을 알렸다. 덕분에 정부와 대중들은 건물의 내진설계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지만 건축내장재의 중요성은 여전히 등한시되는 듯 하다.

이번 경주지진 사태는 우리나라도 지진 안전지대가 아님을 여실히 보여줬으며, 이러한 상황을 대비한 배관 전문기업 아세아조인트는 1993년부터 이미 내진기능 배관(지진분리이음)을 연구 및 발전시켜 왔다. 1965년 설립 이후 52년간 국내 배관·조인트 시장을 지켜온 아세아조인트의 이상헌 대표를 만나 배관의 내진설계 중요성과 발전방향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아세아 조인트 여주 공장
아세아 조인트 여주 공장

Q. 아세아조인트가 다루는 제품에 대해 간단히 소개 부탁한다

먼저 건물의 소방, 위생 및 냉난방, 공조배관 등에 사용되는 파이프는 강관파이프와 스테인리스파이프로 나눌 수 있다. 음용수 배관의 경우 강관파이프는 부식이 발생하기 때문에 적합하지 않아 최근 스테인리스 파이프의 사용빈도가 증가하였고, 소방 및 냉난방용, 공조 배관은 강관파이프를 사용한다. 배관의 부속도 마찬가지로 크게 용접부속과 비용접부속으로 구분하며, 내진성이 강한 비용접 부속을 사용하게 된 계기는 1995년에 발생한 일본 고베지진이 분기점이 된다.

고베지진은 7.3의 진도로 약 15초간 진행되었는데 1만명 이상의 사상자와 14조 1000억엔의 재산피해를 낼 정도로 규모가 컸다. 용접방식 배관은 사고 당시 용접 부위가 찢어져 급수 및 소방배관 파손의 피해 등 2차 피해로 번졌고, 소방배관 파괴로 소화용수의 누수로 인해 화재를 진압하지 못해 상당한 인명 및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반면, 파이프 간에 일정한 거리를 두고 고무링으로 감싼 구조의 비용접 홈조인트 방식은 파손 없이 지진을 견뎌내며 안전성을 인정받았다.

지진이 발생했을 시 홈조인트는 용접방식과 달리 파이프와 파이프에 간격이 있도록 시공되어 충격이 전달되는 것을 차단함과 동시에 고무링이 충격을 흡수하는 원리 때문이다. 아세아조인트는 일본과 기술 제약 후 1993년 그루브방식을 개발하여 검증 및 보완의 단계를 거치고 1993년도 후반에 판매를 시작했다. 그리고 약 23년간 수많은 현장에서 사용되며 그 기능성과 안전성을 검증 받았다.

또한, 당사는 끊임없는 연구개발로 배관의 비용접방식의 홈조인트를 다양하게 개발 발전시켜 국내에서 독보적인 영역을 이루었다.

Q. 아세아조인트의 주력분야가 홈조인트인 것으로 알고 있다. 홈조인트방식와 용접방식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올해 1월 『지진·화산재해대책법 시행령』 개정의 결과로 소방시설의 내진설계 기준에 지진발생 시 지진으로 인한 진동을 흡수할 수 있는 지진분리이음과 지진분리장치 설치 내용이 포함되었다. 쉽게 말해 지진 발생 시 화재가 발생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소방시설 파손을 대비하고 화재로 인한 2차 피해를 막자는 것이다. 그리고 아세아조인트의 홈조인트 제품들이 국민안전처에서 제시한 지진분리이음 기준에 부합한다.

홈조인트는 파이프간의 일정 간격 유지와 특수 고무링을 통해 배관의 진동 또는 소음을 흡수하고 배관의 회전 및 편심이 가능하여 특유의 유연성으로 파이프의 파손을 막는다. 가격적인 측면에서는 홈조인트가 용접 방식보다 비싼 것은 사실이지만 설치 과정에 있어서 용접배관의 경우 고임금의 전문 용접공이 필요하고, 최근에는 용접 불꽃으로 인한 화재 발생 사례가 자주 있어 용접공뿐만 아니라 용접보조사, 안전관리자까지 함께 투입되어야 한다.

반면 조인트의 경우 볼트 너트를 체결하는 방법만 알면 누구든 조인트를 조립할 수 있어 인건비가 거의 절반 정도 감축된다. 시공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조인트는 용접에 비해 파이프 연결 시간이 짧아 공기가 단축되어 인건비 포함 총 시공비용이 30~40% 저렴하다고 판단된다.

또한, 건설 노무인력의 부족과 노임비 상승으로 인하여 많은 건설업체가 인건비 절감과 공기단축이 최우선 과제가 되었고, 전체 공기 단축과 노임이 저렴한 무용접 공법인 홈조인트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특히 파이프가 많이 들어가는 고층 건물은 안전을 위해서라도 양질의 조인트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Q. 국내 배관·조인트 시장이 레드오션이라고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서 꾸준히 인정받을 수 있었던 아세아조인트만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국내 그루브조인트 업체 중 국내에서 자체생산을 하는 업체는 아세아조인트 한 곳이다. 대부분 중국에서 수입을 하여 국내에 유통하는 방식으로 판매하고 있다. 중국산이 단가는 저렴할지 몰라도 국산과 비교하여 질적인 차이뿐만 아니라 독일 또는 미국 파이프 사이즈 기준에 맞춰 생산된 것이기 때문에 관경이 맞지 않아 누수 위험이 크고 장기간 사용 시 하자 발생의 원인이 된다.

실제로 관이음쇠 허용 공차 범위를 넘는 많은 제품들이 유통되어 건설현장에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아세아조인트는 국내 KS파이프 규격에 적합하게 생산하므로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2000년도에 인천공항에 설치되었던 아세아조인트의 제품이 15년 이상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배관은 반영구 자재이므로 초기 시공 시 좋은 제품을 사용하여 유지·보수에 들이는 비용을 줄이는 것이 현명하다. 더불어 아세아조인트는 제품 판매뿐만 아니라 건설 현장에 방문하여 조인트 기술자들을 교육하고, 시공 중간에는 틈틈이 중간 점검도 실시한다. 

아세아조인트 공정작업
아세아조인트 공정작업과 제품
 

Q. 아세아조인트의 제품은 어떠한 점검과정들을 거쳐 생산되는가?

대표적으로 지진방지센터에서 지진 실험을 진행하여 부속이 견딜 수 있는 충격의 정도를 확인한다. 홈조인트를 100A 파이프에 설치한 후 수압을 가한 상태에서 상하좌우 방향으로 최대 100mm 정도의 진동을 가하는 실험을 견뎌냈다. 이 정도의 충격을 견뎌낸 것은 진도7 이상까지 버틸 수 있음을 뜻한다. 그러나 구조물이 버티지 못하고 붕괴되면 파이프는 아무 의미가 없다.

결론적으로 구조물이 버틸 때까지 파이프가 견디면 되는 것인데, 아세아조인트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관경 별 파이프의 허용 진동폭에 대한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건설사들이 지진 강도 대비 배관의 안전성을 예측할 수 있는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이다. 최근 소방시설의 내진설계 기준이 제시되면서 기준에 미달되는 몇몇 업체들이 상생을 주장하며 기준을 완화하려는 시도들을 하고 있다.

그러나 지진과 안전은 돌이킬 수 없는 것이다.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시행하는 법이 일단 정해진 원칙과 타협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아세아조인트는 그 기준이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제품을 철저히 검사·보완하여 생산하고 있다. 

일산 KINTEX
<p style="margin-left: 120px;">일산 KINTEX에 설치된 아세아조인트 제품
 

Q. 아세아조인트의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

아세아조인트가 백년기업으로 발돋움 하는 것이다. 아직까지 국내 배관 시장에는 백년이상의 역사를가진 기업이 없다. 아세아조인트는 창사 50년이 넘었으니 반환점을 돌았고 큰 어려움도 견뎌냈다. 업계에서는 아세아조인트를 모르는 사람은 신입사원이라고 할 정도로 오랜 전통을 가지고 있고 그 명성에 걸맞게 운영하려고 노력한다. 국내 주요 건설 자재 생산 기업 중에는 중국산의 저가 공세를 이겨내고 뛰어난 국산 제품을 선보이는 곳들이 많다. 아세아조인트도 그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아세아조인트에는 젊을 때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정년을 앞둔 분들이 많이 있다. 그 분들은 자신이 만든 제품에 자부심이 있고 이 분야 최고의 기술자로 자긍심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기술로 오랜 시간 개발 및 생산 노하우로 만들어낸 국내생산 홈조인트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정을 받고 있다.

현재 미국과 일본으로 수출 중이고 최근에는 중동에서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 중국 제품은 신뢰가 떨어지고 미국 제품은 가격이 비싸니 품질 좋고 비교적 저렴한 한국 제품에 관심을 갖는 것으로 판단된다. 기존 제품의 수출 영역이 확대되면 배관 부속에서 점차 다양한 부속으로 품목을 다양화 할 계획이다.

박양기 기자  jaebok3693@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