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선고] 이코노미스트지 "대마불옥은 없었다(Not too big to jail)"

김희욱 국제전문기자
입력일 2017-08-26 08:13 수정일 2017-08-26 09:44 발행일 2017-08-26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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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들도 '의외의 중형' , 삼성 7~8년 후 상상하기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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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 too big to jail(대마불옥, 大馬不獄)은 없다’는 제목의 이코노미스트지 기사 캡처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선고에 대해 외신들도 대체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이코노미스트지는 지난 금융위기 당시 월가 대형은행들의 모럴헤저드를 지적하는데 사용됐던 ‘대마불사(Too big to fail)’ 라는 표현에 착안, 이재용 부회장 중형에 대해 ‘대마불옥은 없다(Not too big to jail, 큰 말도 감옥에는 들어간다)’라고 소제목을 달았다.

BBC뉴스는 분석기사를 통해 ‘이번 판결이 새정부의 한국 재벌(chaebol)들에 대한 경고성 메세지를 담은 것’ 이라고 소개했다.

해외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징역 5년형’ 판결이 예상보다 다소 수위가 높았다는데 대한 의견이 지배적이면서도 삼성에 단기적인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주를 이뤘다.

한국에 대해 여러 차례 강연한 바 있으며 ‘삼성제국(Samsung empire)’이라는 저서를 집필 중에 있는 제프리 케인은 ‘단기적으로는 큰 우려가 없을 것으로 본다’라며 운을 뗐다. 그는 삼성그룹이 경영분리 시스템이 효율적으로 갖춰져 있고 그동안도 그룹의 일상적인 업무에 이재용 부회장이 일일이 관여해 오지는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주로 삼성의 장기 비전을 수립하는데 몰두해 온 이재용 부회장의 부재가 장기적으로는 중국이나 일본과의 경쟁에 있어서 방향 및 전략이 지장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이번 판결은 문재인 정부의 재벌개혁 신호탄 정도로 해석하는 것이 옳다며 “이는 그야말로 시작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노무라 증권의 리서치팀은 “삼성전자의 사상최고 실적은 5년 전 이건희 회장이 그룹의 명운을 걸고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에 과감한 투자를 감행한 결실이 이제야 수확된 것”이라며 이재용 부회장이 형기를 다 마친 후 7~8년 뒤에 삼성이 어떤 모습일지 지금으로서는 쉽게 상상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김희욱 전문위원 hwki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