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도말고 덜도말고 사우디만 같아라" 트럼프 모래맛 사탕에 황홀

김희욱 국제전문기자
입력일 2017-05-21 12:28 수정일 2017-05-21 12:53 발행일 2017-05-21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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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판매, 투자유치 '역대 최대 세일즈 외교'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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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내외 사우디 공항 의전 사진, AFP통신

첫 해외순방국 사우디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국빈 대우는 물론 대규모 세일즈 외교를 성사시켰다.

AFP와 알자지라 등 외신들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 방문 때와 달리 사우디 살만 국왕이 직접 공항에 마중을 나와 트럼프 대통령 내외를 맞이한 것은 물론 美 ‘록히드 마틴’이 제조한 사우디 공군 소속 전투기의 에어쇼 그리고 축포 발사 등 그야말로 ‘국왕급’으로 환대했다고 보도해 현지는 물론 워싱턴 정가에서도 화제가 됐다.

지난 정권 오바마 대통령이 이란과의 핵협상을 추진하면서 냉각됐던 미국과 사우디 양국 관계가 이번 트럼프 대통령 시대를 맞아 장밋빛으로 바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사우디는 이번 기회에 미국과의 국교를 정상화하고 서방으로부터 공식적으로 인정받는 중동지역에서의 주도권을 쟁취하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이에 백악관 공보실 측은 이번 사우디 행에 동행한 기자들에게 ‘역대 美 대통령 가운데 아랍권 국가를 첫 해외순방지로 택한 대통령은 트럼프가 처음’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반(反) 이슬람주의자’라는 주장은 터무니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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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무기거래량 국가별 순위(1위 사우디, 6위 한국), 블룸버그 인터넷판 캡처

첫 만찬자리에서 살만 국왕과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10년간 3500억달러(약 393조1천억원) 규모의 무기거래 및 국방협약에 대해 서로 간 긍정적 입장을 확인했다. 이는 미 역사상 최대규모의 국방거래로 기록될 예정이다.

지난 해 사우디는 미국으로부터 약 30억달러 어치의 무기를 수입해 세계 1위 대미 국방교역국 자리를 굳건히 했고 알제리, 인도, 이라크, 그리고 이집트에 이어 한국은 6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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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뉴욕증시 레이슨 주가, 블룸버그 인터넷판 캡처

한편 오는 22일 뉴욕증시 월요일장, F시리즈 전투기를 만드는 '록히드 마틴(Lockheed martin)'과 토마호크 등 각종 첨단 미사일 방어시스템을 생산하는 '레이슨(Raytheon)' 등 군수업종에 일찌감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금요일장, 트럼프의 사우디 순방 소식만으로 이들의 주가는 각각 2.1%, 1.5% 상승하며 기대감에 반응했다.이번 트럼프의 사우디 순방에는 JP모간, 엑손모빌 그리고 보잉의 CEO가 수행단에 포함 돼 눈 길을 끌었다.

이들은 마침 리디아에서 열리는 투자 포럼과 일정이 겹쳐 대통령 수행단에 동행하게 됐다고 해명했지만 이처럼 미국의 대표 기업들인 동시에 각 업종 세계 1위 다국적 기업의 수장들이 자신들과 같은 DNA를 가진 트럼프와 함께 사우디를 동시 방문한 것은 전 세계 금융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킬 만 했다는 평가다.

아부다비 상업은행 PJSC 의 수석경제학자 모니카 말릭은, 이번 트럼프 방문에 사우디 정부가 준비한 메시지는 ‘성역없는 개혁과 개방’이라면서 유가하락과 함께 주저앉아버린 경제활력을 되살리는 것이라고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설명했다. 

사우디의 경제성장률은 2011년 10%대에서 올 해 IMF 전망 0.4%를 기록할 것으로 나타나 다소 비관적인 상황이다. 이어서 그는 “경제활성화를 위해 사우디는 한 마음으로 美 기업들과 긴밀하게 협력하여 일방통행의 길을 2차선 도로로 확장하는데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사우디국부펀드(PIF) 역시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약속했는데 해당 지역은 트럼프 대통령의 ‘콘크리트 지지율’을 책임지고 있는 러스트벨트(美 중북부 중공업지대)가 될 것으로 전해져 화제를 모았다.

한국에서는 포스코, LG화학, 현대모비스 등 부품소재 기업들이 이 러스트벨트에 진출해 있다.

김희욱 전문위원 hwki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