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건설 먹은 한토신, 진짜 배부른 사연

이기영 기자
입력일 2017-05-17 14:22 수정일 2017-05-17 14:22 발행일 2017-05-17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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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후 반년만에 투자금 모두 회수
동부건설은 알짜자산에 연속 흑자행진
법원, 동부건설 회생절차 개시 결정<YONHAP NO-2034>
동부건설이 입주해 있는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의 빌딩. (연합)

지난해 10월 동부건설 M&A에서 키스톤프라임을 앞세워 2060억원을 써내 인수에 성공한 한국토지신탁의 당시 결정을 두고 업계에서는 신의한수였다고 평가한다.

5월 현재 인수 주체자인 한토신이나 키스톤프라임 모두 투자금을 회수함은 물론 동부건설의 실적 역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2016년 10월 당시 회생절차를 밟고 있던 동부건설에 대해 법원이 정한 최소매각기준가는 약 2050억원이었다. 당시 경쟁자였던 유암코는 1960억원을 써내면서 에쿼티(자기자본) 비중 100%를 제시했지만, 최소매각기준가를 맞추지 못해 에쿼티 비중이 낮지만 최소매각기준가를 10억원 넘긴 한국토지신탁이 인수에 성공했다.

당시 한토신이 제시한 2060억원의 구성을 보면 키스톤프라임이 일으킨 회사채 824억원, 에쿼티 1236억원이었다. 에쿼티 중 700억원은 한토신이 대고 범양건영이 100억원을 보탰다. 결국 매수 주관사인 키스톤PE가 436억원을 만들어서 인수에 성공하게 된 것이다.

당시 동부건설이 가지고 있던 대표적인 비업무용 자산을 보면, 동부익스프레스에 대한 후순위 채권 500억원, 동부하이텍 지분 10.17%인 452만8803주였다.

키스톤프라임이 인수한 후 동부익스프레스가 2016년 12월 4250억원에 동원그룹으로 매각되면서 키스톤프라임은 후순위 채권 500억원에다 프리미엄까지 합해서 약 600억원 이상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고, 올해 4월에는 동부하이텍 지분 전량을 팔아 860억원을 챙겼다. 키스톤프라임은 이 돈으로 회사채 824억원 모두를 상환했다. 한토신은 동부건설 인수 반년 만에 2060억원중 1500억 여원을 회수한 셈이다. 여기에 동부건설은 지난해 537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수치상 보면 투자금 전부를 회수한 셈이다. 동부건설은 올 1분기에도 34억원의 순이익을 내 순이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동부건설은 동부엔지니어링을 포함 580억원 규모의 종속기업가치를 지니고 있고, 동부그룹 브랜드 소유권도 가지고 있다. 2015년 국세청 세무조사에서 그동안 동부계열사에 브랜드사용료로 청구하지 않아 탈세로 인정되어 추징당한 세금 약 300억원은 동부그룹을 상대로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에 향후 브랜드사용료를 계산하면 앞으로 추가로 들어올 돈이 더 있다. 강남에서도 통하는 아파트브랜드인 ‘센트레빌’에 대한 브랜드가치와 온전히 남아있는 인재들에 대한 계산을 빼고도 한참 남는 장사를 한 셈이다. 한토신은 아파트사업에서 일부 고급형에는 브랜드 사용료 없이 ‘센트레빌’을 쓰기로 했다.

IB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기업을 인수하게 되면 초기에 추가로 자금을 투입해서 기업의 경영상태를 정상화 시키는게 일반적인데 반해 동부건설의 경우는 바로 투자금을 회수하고 돈을 벌어주니 한토신 입장에서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품은 격이다.”면서 “동부건설을 인수한 한토신이 당장의 배부름에 만족하지 말고 동부건설의 이러한 강점을 잘 살리기 위해 좀더 노력한다면 더 큰 도약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영 기자 rekiyoung927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