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아파트의 진화… 59㎡평면, 2→3→4베이까지 변신

박선옥 기자
입력일 2015-12-22 10:01 수정일 2015-12-22 16:29 발행일 2015-12-22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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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베이-베이
2베이에서 3베이(좌)로 업그레이드된 전용면적 59㎡ 평면이 최근에는 4베이(우)까지 진화했다.

아파트 베이(bay) 경쟁이 치열하다. 수요자들이 분양가·관리비 부담이 적은 중소형 아파트를 선호하면서 건설업계가 좁은 공간을 넓게 활용할 수 있는 특화평면을 내놓고 있어서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59㎡ 소형아파트에 4베이 평면이 잇따르고 있다. 이전 2베이에서 3베이로 진화한 지 몇 년 안 돼 또 다시 1개 베이가 늘어난 것이다.

베이란 아파트 전면부에 배치된 방이나 거실 등 벽면으로 나뉘어 독립화된 공간의 수를 말한다. 아파트 전면이 보통 남향인 점을 감안할 때 베이가 많을수록 빛이 잘 들어오고, 환기와 통풍에도 유리하다.

무엇보다 각 공간마다 발코니가 따라 붙는 만큼, 확장 시 전용면적에 포함되지 않은 서비스 면적을 많이 받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서비스면적은 전용면적의 10~20%를 차지하는데, 베이가 많으면 30~40%까지 늘어난다. 이 경우 59㎡(25평형) 소형아파트를 구입하고도 30평대 못지않은 공간감을 누릴 수 있어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게 나타난다.

이 같은 인기는 청약 성적에서 나타난다. 대림산업이 지난 11월 경기 용인시 남사면에서 분양한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의 경우 4베이 59㎡A(3.85대 1)가 3베이인 59㎡C(1.35대 1)보다 경쟁률이 높았다.

상반기 반도건설이 김포 한강신도시에서 분양한 ‘한강신도시 반도유보라3차’ 역시 4베이 판상형 평면의 59㎡A는 1.45대 1로 1순위에서 마감됐다. 반면, 타워형의 59㎡B는 2순위로 넘어거 모집가구수를 채웠다.

이에 따라 연말 막바지 분양 단지들도 4베이 평면으로 승부수를 띄우는 모습이다. 현대건설은 경기도 안산과 파주에서 공급하는 ‘힐스테이트 중앙’과 ‘힐스테이트 운정’ 59㎡에 4베이 판상형 평면을 잇달아 적용했다.

또 GS건설은 경기도 광명역세권개발지구에 선보인 ‘광명역 파크자이2차’에 주상복합임에도 불구하고 4베이 59㎡(A타입)를 배치했다. 고려개발이 울산 울주군 온양읍 망양1지구에 분양한 ‘e편한세상 울산온양’도 59㎡를 4베이로 설계했다.

베이가 많아질수록 서비스면적이 극대화되지만 이 것이 전문가들은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라고 조언한다.

전면에 주방을 제외한 방·거실 모든 공간을 배치하다 보면 가로 폭이 길어지고, 세로 폭은 좁아지는 납작한 형태의 아파트가 만들어지는 탓이다. 면적은 넓어지지만 정작 활용은 어려운 구조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중견건설사 설계담당 임원은 “집이 비정상적으로 길어지거나 발코니 확장을 선택하지 않으면 평면 자체가 기형적으로 변하는 등의 문제점이 지적되곤 한다”며 “공간 활용도를 최대화할 수 있도록 팬트리나 수납장을 설치하는 등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선옥 기자 pso982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