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 영결식] 김수한 전 국회의장, YS 추도사 읽다 눈물 '왈칵'

한장희 기자
입력일 2015-11-26 17:11 수정일 2015-11-26 17:49 발행일 2015-11-2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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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 영결식> 김수한 전 국회의장 '눈물의 추도사'
김수한 전 국회의장이 2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 국가장 영결식에서 추도사를 하던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
박근혜 대통령은 26일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다시 방문해 김 전 대통령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김 전 대통령 시신을 모신 관과 영정이 운구차에 실려 국회의사당으로 출발하는 모습을 8분간 지켜보면서 애도를 표했다. 박 대통령은 건강 문제로 영하권 날씨에다 야외에서 1시간 30분 정도 진행되는 국회 영결식에 참석하기 어렵게 되자, 이날 빈소에 들러 고인과 작별을 고했다. 수척해진 얼굴에 검은색 코트를 입은 박 대통령은 이병기 비서실장, 박흥렬 경호실장, 현기환 정무수석과 함께 발인 예배가 끝난 뒤인 오후 1시 5분께 빈소에 도착했다.

박 대통령은 곧바로 빈소 밖에 대기 중인 영구차 옆에 서서 두 손을 모은 채 김 전 대통령의 관이 도착하기를 기다렸고, 도열병이 관을 운구차에 싣는 모습을 지켜봤다. 박 대통령은 영정 사진이 가까이 다가오자 목례로 애도의 뜻을 나타냈고, 관을 실은 영구차의 트렁크가 닫히자 김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 등 유족들과 함께 영구차 앞으로 이동해 재차 고개 숙여 인사하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이어 박 대통령은 두 손으로 현철씨 손을 잡고 “마지막 가시는 길에 다시 한번 명복을 빌고 영결식이 잘 진행되기를 바랍니다”라며 위로했고, 현철씨는 “몸도 불편하신데 와주시고, 많이 신경을 써 주셔서 고맙습니다”라고 답례했다.

박 대통령은 영구차가 출발하기 시작하자 마지막으로 고인을 향해 목례했고, 영구차가 장례식장을 벗어나 국회 영결식장으로 향하는 모습을 끝까지 지켜봤다.

박 대통령은 이날 야외활동 자제를 권유한 주치의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예우를 갖춰 김 전 대통령을 ‘영결’(죽은 사람과 영원히 헤어짐) 하겠다는 본인의 의사에 따라 서울대병원 방문을 결심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상도동 핵심인사이자 정치적 동반자였던 김수한 전 국회의장은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영결식에서 추도사를 읽어 내려가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김 전 의장은 “대통령님. 그렇게 사랑하던 조국 그렇게 사랑하던 국민 그렇게 사랑하던 동지들을 남겨 놓고 이렇게 홀연히 가셨냐”라며 “회고해 보면 실로 대통령님의 생애는 시련과 극복, 도전과 성취의 대한민국 민주헌정사 그 자체였다”라고 추억했다. 김 전 의장은 이어 “대의 앞에 단호한 대통령님이셨지만 이웃들에게는, 동지들에게는 한없이 따뜻하고 자상한 분이었다”며 “이제 대통령님을 모시고 정치역정을 함께 해온 많은 후배동지들이 자신의 자리에서 이 나라의 정치를 바로세우고 님께서 염원하셨던 상생과 통합, 화해와 통일의 그날을 반드시 실현해낼 것이라고 저는 확신한다”고 고인이 된 김 전 대통령이 편히 영면하기를 기원했다.

장의위원장인 황교안 국무총리는 조사를 통해 “대도무문(大道無門)의 정치철학과 민주주의에 대한 확고한 신념으로 우리 국민과 더불어 민주화의 길을 열었고, 우리나라 의회 민주주의의 산증인이었다”며 “대통령님이 염원하셨던 평화롭고 자유롭고 번영하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 오늘의 우리들이 해야 할 몫이다”고 추모했다. 이어 황 총리는 “남북분단을 극복하여 통일의 길을 열고, 경제·사회 각 부문의 구조개혁과 체질개선을 통해 경제재도약을 반드시 이룩하겠다”며 “언제까지나 우리나라를 지켜주시고 우리 국민이 나아갈 길을 밝혀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장희 기자 jhyk777@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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