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대한민국, 탈출구를 찾아라] 잡스의 교훈 "위대한 철학에서 강력한 기업이 탄생"

유혜진 기자
입력일 2015-10-11 14:48 수정일 2015-10-11 17:10 발행일 2015-10-12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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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ve Jobs Opera
<p>스티브 잡스의 동양 철학이 애플의 경영 철학으로 평가된다.(AP)
# 나는 지금 동양 선(禪) 사상에 빠져있다. 마음을 가다듬고 정신을 통일한다. 내 방에 있는 것은 조명, 음향, 명상할 때 앉는 방석, 찻잔 하나가 전부다. 이제 구루(guru·스승처럼 존경할 사람을 뜻하는 종교 언어)를 찾아 여행을 떠난다.

동양 철학자나 승려 얘기가 아니다. ‘나’는 스티브 잡스다.

서양 최첨단 산업을 이끄는 애플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가 동양 깨달음을 찾는다. 하드웨어·소프트웨어 할 것 없이 단순하고 우아하다고 평가 받는 애플의 경쟁력과 제품은 이 통찰력에서 나왔다.

잡스는 최고경영자(CEO)의 경영철학과 비전이 세상을 바꾸는 강력한 기업의 탄생으로 이어짐을 입증했다.

김범진 명상코치 전문가는 책 ‘스티브 잡스 iMIND’에서 “위대한 선사들이 그랬듯 스티브 잡스는 파격과 단순함, 즉시성 같은 선의 정신을 실천했다”며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스티브 잡스라는 영웅이 거둔 외적 성취가 아니라 내면의 여정”이라고 말했다.

아이폰을 정면에서 보면 홈버튼 하나뿐이다. 배터리도 바꿔 끼울 수 없는 일체형이다. 아이폰은 극도로 단순하지만 무한한 가능성이기도 하다. 소비자는 수많은 응용프로그램(Application)을 설치하며 자유롭게 아이폰을 갖고 논다.

잡스는 “양파를 한 겹씩 벗겨나가면 매우 우아하고 단순한 해결 방법에 도달하지만 사람들은 그곳에 다다르기 전 포기해버린다”고 지적했다.

소비자는 열광했다. 충성도 높은 고객은 추종자가 돼 애플 생태계를 떠받치고 있다. 애플의 생태계는 ‘동양적 발상→단순한 기기→소비자 체험→기업가치 제고’로 이어진다. 애플이 당분간 세계를 호령할 것이라는 데 이견을 다는 사람은 없다. 이 모두가 잡스의 철학과 비전에서 비롯했다.

유혜진 기자 langchemist@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