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 하이츠’, ‘스트레이트 아웃 오브 컴턴’, ‘쇼미더머니’, ‘언프리티랩스타’ 등 힙합, 문화 콘텐츠를 습격하다

허미선 기자
입력일 2015-09-02 16:52 수정일 2015-09-02 17:07 발행일 2015-09-02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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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net] 쇼미더머니4_결승_베이식, 송민호
마지막까지 겨룬 ‘쇼미더머니’ 시즌 4의 베이식과 위너 송민호.(사진제공=CJ E&M)

힙합이 전세계 음악산업의 메인 스트림으로 자리 잡은 지는 이미 오래다. 다소 늦긴 했지만 한국 역시 힙합 트렌드에 합류했다.

래퍼들의 서바이벌 Mnet ‘쇼미더머니’로 급물살을 타기 시작해 힙합 신의 우드스톡(Woodstock)을 꿈꾸는 ‘힙합스탁 K-힙합하자’까지 론칭시킨 힙합 열풍이 뮤지컬, 영화, 공연 등으로 세포분열 중이다. ◇논란 속에 시즌 4 끝낸 ‘쇼미더머니’ 가고 ‘언프리티랩스타’ 시즌2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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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 속에 막내린 ‘쇼미더머니’ 시즌 4의 빈 자리를 메울 여성 래퍼들의 서바이벌 쇼 ‘언프리티랩스타’.(사진제공=CJ E&M)

한국 힙합 문화를 이끈 ‘쇼미더머니’ 시즌 4가 막을 내렸다. 송민호의 여성 비하 논란, 블랙넛의 일베 이용자 의혹, 판정 번복 및 결과 조작 논란 등 방송이 있는 날 포털의 ‘실시간 검색어’ 정상은 당연하다는 듯 ‘쇼미더머니’ 차지였다.

힙합의 태생 자체가 그렇다. 디스(무례하다는 뜻을 가진 영어 단어 디스리스펙트, Disrespect의 준말로 상대방의 허물을 공개적으로 공격해 망신을 주는 힙합의 하위문화), 허세를 부리는 듯 자유분방한 스웨그(Swag), 돌발적인 이상행동, 여성비하, 욕설 등으로 늘 논란과 이슈의 중심에 서곤 했다.

‘쇼미더머니4’ 역시 욕설이 난무하고 논란에 휩싸이고 비난이 극심해질수록 그들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음원차트 역시 점령하다시피 했다.

‘쇼미더머니4’는 시즌을 거듭하면서 소외됐던 힙합계 숨은 실력자들의 각축장, 더 나아가 위너 송민호, 몬스타 엑스 주헌, 빅스 라비 등 아이돌 그룹 멤버로만 인식되거나 아예 존재감이 없었던 힙합 뮤지션들을 발굴해 실력을 뽐낼 수 있도록 하는 기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위너 송민호를 제치고 베이식이 우승의 영광을 안은 ‘쇼미더머니4’가 비운 자리는 여성 래퍼들의 서바이벌 ‘언프리티랩스타’ 시즌2가 메운다. ‘쇼미더머니’의 성공에 힘입어 올초 여성 래퍼들의 각축장으로 론칭한 ‘언프리티랩스타’의 두 번째 시즌이다.

산이의 사회로 씨스타 효린, 길미, 원더걸스 유빈, 캐스퍼, 키비디 등 여성 래퍼들이 치열할 랩배틀을 벌인다. 특히 효린은 시원한 가창력의 보컬리스트에서 래퍼로의 변신을 꾀한다. 효린이 랩으로 음악을 시작했다는 것은 아는 사람은 아는 사실. 이에 여성 아이돌 최고의 보컬리스트의 랩 배틀은 그래서 더욱 흥미롭다.

연일 논란으로 모두를 들뜨게 하던 ‘쇼미더머니’ 남성 래퍼들을 뛰어넘을 발칙하고 ‘언프리티’한 여성 래퍼들의 라인업이 발표될 때마다 힙합 마니아들의 기대치를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 ‘인 더 하이츠’ 등 공연계도 힙합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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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근과 뮤지컬 배우 정원영을 비롯해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대거 출연하는 브로드웨이 뮤지컬 ‘인 더 하이츠’(사진제공=SM C&C)
나이가 들어 허리가 굽고 따로 통역이 필요할 정도로 발음도 뭉개지는 최고 연장자 유림이 지팡이를 휘두르며 랩을 한다. 8월 23일 3년만에 일곱 번째 무대를 올린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는 과감하게 힙합 코드를 접목했다.

게다가 그 넘버의 중심은 유림 중 최고 연장자다. 삐걱거리는 노구, 남산만한 배를 움켜쥔 임산부 등이 선사하는 열정 넘치는 힙합 무대는 이 뮤지컬의 백미 중 백미다

아예 ‘힙합’을 전면에 내세운 뮤지컬도 초연을 앞두고 있다.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샤이니, 엑소 등 아이돌 그룹 명가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자회사 SM C&C에서 제작하는 ‘인더 하이츠’가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4일 시작한다.

2008년 제62회 토니상 4개 부문을 석권한 브로드웨이 뮤지컬로 랩, 스트리트 댄스 등이 주요 음악 넘버로 구성된다. 래퍼 진돗개가 “무슨 음악을 해도 힙합 느낌이 나는 예술가”라고 평한 양동근과 뮤지컬 배우 정원영을 중심으로 엑소 첸, 샤이니 키, 인피니트 장동우·김성규, 에프엑스 루나 등 핫한 스타들이 대거 출연한다.

남미 이민자들의 주거지인 워싱턴 하이츠를 배경으로 꿈을 향한 에너제틱한 춤사위가 시작된다. 이민자들의 애환, 꿈과 희망 등을 거침없이 노래하며 위로를 건네고 공감대를 형성한다. SM 뮤지컬 답게 SM 출신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대거 포진했다는 것은 양날의 검이다. 일정 정도의 티켓파워는 보장할 수 있지만 SM 아티스트들과 팬들만의 잔치가 될 가능성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갱스터랩의 전설 N.W.A 일대기 ‘스트레이트 아웃 오브 컴턴’, 북미 극장가 강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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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북미 극장가는 갱스터랩의 전설 N.W.A 일대기를 다룬 ‘스트레이트 아웃 오브 컴턴’ 열기로 뜨겁다.

현재 북미 극장가는 갱스터랩 전설들의 귀환으로 뜨겁다. 캘리포니아 컴턴 출신의 래퍼 아이스 큐브(본명 O‘Shea Jackson)와 DJ이자 프로듀서 닥터 드레(본명 Andre Romelle Young), 래퍼 이지 이(본명 Eric Wright), MC 렌(본명 Lorenzo Patterson), DJ 옐라(본명 Antoine Carraby)로 구성된 갱스터 크루 N.W.A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스트레이트 아웃 오브 컴턴’(Straight Outta Compton)이 3주 연속 박스오피스를 수성 중이다.

영화 제목은 N.W.A의 데뷔앨범 제목을 그대로 차용했다.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이 극심하던 시대, 모여 있기만 해도 경찰들이 들이닥치고 마약딜러 사업도 어려워진 시절을 배경으로 한다.

영화는 이지이를 중심으로 한 결성부터 매니저 제리 헬러(폴 지아마티)와의 만남, 아이스 큐브와 닥터 드레의 탈퇴, 디스의 창시 그리고 이지이의 죽음까지를 따른다.

이지이 사망 20주년을 맞은 N.W.A의 일대기 ‘스트레이트 아웃 오브 컴턴’에는 아이스 큐브와 닥터 드레가 제작자로 참여했고 아이스 큐브의 친아들 오셔 잭슨 주니어(O’Shea Jackson Jr.)가 젊은 컴턴을 연기한다.

올초에는 컴턴 마피아 출신으로 닥터 드레와 데스로우 레코드를 설립한 서지 나이트가 촬영 현장에서 차를 급발진시켜 1명이 사망하는 사고를 치며 신문지상에 오르내리기도 했다. 닥터 드레는 영화 개봉에 맞춰 16년만에 스튜디오 앨범 ‘컴턴’을 발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갱스터랩 레전드들의 일대기로 북미 극장가를 강타한 ‘스트레이트 아웃 오브 컴턴’은 제작비(2800만 달러)의 5배가량에 이르는 1억3535만5085달러(현지시간 8월 31일 기준)의 누적매출을 기록 중이다. 한국에는 10일 개봉한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