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힙합 뮤지션 총출동, 힙합 우드스탁을 꿈꾸다 ‘힙합스탁, K-힙합하자’

허미선 기자
입력일 2015-08-05 16:13 수정일 2015-08-05 17:57 발행일 2015-08-05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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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 뮤지션의 축제 '힙합스탁' 제작발표회<YONHAP NO-1722>
5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클럽 앤서에서 힙합 뮤지션의 축제 ‘힙합스탁’ 제작발표회가 열렸다.사진 왼쪽부터 MC 일통, 그룹 후레쉬 보이즈, 지조, 진돗개, 제이스타, 매드타운 무드, 하이탑, DJ IT(사진=연합)

힙합이 전세계 음악시장의 메인 스트림으로 자리 잡은 지는 꽤 오래다. 그리고 대한민국 힙합 신이 제대로 조명되고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2012년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 tvN ‘쇼미더머니’의 출범부터다.

그리고 시즌 4를 방송 중인 최근까지 힙합은 서로에 대한 ‘디스’(Dis, Disrespect의 준말로 랩으로 서로를 비난하는 힙합의 하위 문화), 허세를 부리는 듯 자유분방한 ‘스웨그(Swag)’, 돌발적인 이상행동, 여성비하, 욕설 등으로 논란과 이슈의 중심에 서 있다.

◇무시할 수 없는 ‘쇼미더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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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스탁’ 제작발표회에는 후레쉬보이즈의 씨제이, 놀부(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 스컬, 지조, DJ IT, 진돗개, 제이스타(사진=연합)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힙합 신의 우드스톡(Woodstock)을 꿈꾸는 ‘힙합스탁 K-힙합하자’(이하 힙합스탁) 제작발표회에는 취재진으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5일 오후 2시 서울 청담동 클럽 앤서(Club Answer)에서 ‘쇼미더머니’ 시즌 1 준우승자 일통의 사회로 진행된 ‘힙합스탁’ 제작발표회는 ‘쇼미더머니’와 양동근의 큰 영향력을 느낄 수 있는 자리였다.

‘쇼미더머니’ 시즌 1, 2 준우승자 사회자 일통과 지조(Zizo)를 비롯해 진돗개, 제이스타, 매드타운 무스 등 ‘쇼미더머니’ 출연해 눈길을 끈 아티스트들이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 이들 외에 DJ DOC와 밀접한 후레쉬보이즈(씨제이·권사장·놀부), 빅플로 멤버 하이탑, 월드 DJ 챔피언 DJ IT, 스컬 등도 자리를 함께 했다.

매드타운 무스는 “힙합 대중화에 ‘쇼미더머니’ 영향이 컸다”고 말했고 후레쉬보이즈의 놀부는 “세계 음악 흐름 자체가 EDM에서 힙합으로 넘어왔고 한국도 영향을 받은 듯하다.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 이로 인한 언론 및 대중의 관심, 뮤지션의 노력 등이 버무려지면서 힙합에 대한 편견이 깨지고 친숙해진 것 같다”고 풀이했다.

제작발표회 참석자 뿐 아니라 10주간 매주 목요일 무대를 꾸릴 40여팀 중 ‘쇼미더머니’ 관련자가 적지 않다.

◇진돗개·제이스타·하이탑 동시에 소리 질러 “YD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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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스탁 K힙합하자 포스터(사진제공=제이에스탑엔터테인먼트)

10주 동안의 공연 중 기대되는 아티스트나 함께 하고 싶은 뮤지션을 묻는 질문에 진돗개와 제이스타, 하이탑은 약속이나 한 듯 “양동근”을 언급했다.

진돗개는 “개인적으로 어릴 때부터 좋아했던 사람이 양동근 형님이다. 망하기 전에, 아니 평생 (힙합을) 하면서 꼭 함께 해보고 싶은 사람”이라며 “무슨 음악을 해도 힙합 느낌이 나는 예술가 같다”고 말했다.

제이스타는 “제가 잘해야하는 게 최우선이지만 제일 기대되는 공연도, 기회가 되면 함께 하고 싶은 사람도 양동근 형님”이라고 털어놓았다. 이어 양동근 언급한 하이탑은 “진돗개 선배님을 좋아한다. 이 자리에 함께 서 있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후레쉬보이즈 씨제이는 스컬을, 매드타운 무스는 DJ IT와 함께 해보고 싶다는 바람은 전했고 지조는 “소울 다이브와 하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속내를 밝히기도 했다.

이들은 함께 하고 싶은 뮤지션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전제’처럼 “나부터 잘하자”로 말문을 열며 ‘힙합스탁’에 임하는 각오를 대신하기도 했다.

◇힙합 정기 공연 출범에도 갈 길 멀어 보이는 힙합 대중화, 그럼에도 희망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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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탑(사진 좌)과 매드타운 무스는 아이돌 그룹 내 래퍼에 대한 편견에 열심히 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10주 동안 정기적으로 매주 목요일 힙합 공연을 펼칠 ‘힙합스탁’의 출범에도 힙합이 갈 길은 아직 멀고도 험해 보인다. 에픽하이, 지코, 바스타즈, 양동근, 산이, 버벌진트, 매드클라운, 치타 등 애초 제작발표회에 참석하기로 한 뮤지션들이 대거 불참하면서 취재진들의 불만이 불거졌다. 

이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MC 일통은 몇 차례 사과의 말을 전해야만 했다. 본 행사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없는데다 행사에 대한 질문은 하고 싶어도 할 수 없게끔 곧바로 뮤지션에 대한 질의응답으로 넘어가는 등 진행도 미숙했다.

그럼에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힙합 뮤지션들이 자신의 무대를 꾸미고 콜라보레이션을 선사하는 ‘힙합스탁’은 꽤 흥미롭다. 게다가 정기공연에 장기 프로젝트다. 아이돌 그룹 내 래퍼에 대한 꽤 지혜로운 답변도 있었다.

하이탑은 “아이돌을 떠나 힙합 선배들과 공연할 수 있다는 자체가 영광이다. 아이돌에 대한 편견은 자기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 생각한다. 열심히 하면 증명할 수 있다”고 소신을 밝혔다.

매드타운 무스는 “이번엔 래퍼가 아닌 DJ로 참여한다. 힙합은 물론 EDM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참여 각오를 다졌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