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의 남자들] ⑤쓰쿠다 다카유키 롯데홀딩스 사장… '원 롯데 원 리더' 후견인

김보라 기자
입력일 2015-08-24 17:09 수정일 2015-08-24 17:12 발행일 2015-08-25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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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형제간 경영권 분쟁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오른팔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72·사진) 일본 롯데홀딩스 사장의 역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쓰쿠다 사장은 이번 경영권 분쟁과정에서 줄곧 신동빈 회장을 옹호하며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진이 신 회장을 지지하도록 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경영권 분쟁의 핵심이였던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를 승리로 이끌 수 있었던 것도 상당부분 쓰쿠타 사장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쓰쿠다 사장에 대해 아직 한국에 알려진 사실은 많지 않다.

쓰쿠다 사장은 와세다대 상대를 졸업해 스미토모은행(현 미쓰이 스미토모은행)에 근무하면서 롯데와의 인연이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스미토모 은행은 일본 롯데의 주 거래은행으로 쓰쿠다 사장이 이 곳에서 근무하던 당시 신격호 총괄회장을 만났고, 이후 신 총괄회장의 신임을 얻어 일본 롯데에 입사한 것으로 업계에 알려졌다.

쓰쿠다 사장 본이의 말에 따르면 신 총괄회장과의 인연은 1997년 스미토모은행의 런던 주재원으로 일할 때 시작됐다. 당시 일본에 롯데월드와 같은 테마파크를 구상 중이던 신 총괄회장에게 쓰쿠다 사장은 도쿄에 디즈니월드가 있어 성공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직언을 하며 신임을 얻었다고 한다.

하지만 쓰쿠다 사장은 스미토모 은행을 퇴직한 후 바로 롯데로 옮기지 않았다. 은행을 그만 둔 후 그는 2001년 일본의 민간 영빈관으로 불리지만 경영난을 겪고 있던 오사카 로열호텔 사장을 거쳐 2007년에는 로열호텔 회장직을 역임했다.

당시에도 신 총괄회장은 쓰쿠다 사장에게 로열호텔 경영난이 해결되면 롯데로 오라고 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신 총괄회장의 쓰쿠다 사장에 대한 신임은 대단히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쓰쿠다 사장은 2009년 신 총괄회장이 사장에서 회장직으로 물러나면서 일본 롯데홀딩스 사장에 올랐다. 당시 일본 롯데는 1948년 창업한 이후 처음으로 사장을 교체돼 주목을 받았다.

이처럼 신 총괄회장의 신임이 두터웠던 쓰쿠다 사장이 신 총괄회장의 뜻을 거슬러 신 회장 편에 서게 된 것은 신동주 전 일본 롯데 부회장과의 갈등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쓰쿠다 사장은 취임 후 신 전 부회장과 경영방침을 둘러쌓고 3~4년간 대립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두 사람간의 대립에서 신 총괄회장은 우선 쓰쿠다 사장의 손을 들어줬다.

쓰쿠나 사장은 올 초 신 전 부회장이 일본 롯데의 모든 직책에서 해임되자 그가 하던 업무를 모두 물려받았다. 원래는 롯데리아와 롯데리아 푸드 서비스 등 두 회사만 이끌었지만 올초 인사 이후 미도리상사, 롯데서비스 등 계열사 9곳의 대표를 역임하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의 해임과 동시에 경영 전면에 등장한 것이다.

이에 대해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 1월 신 총괄회장이 작년 말 신 전 부회장을 해임했을 때 신 총괄회장이 결국 쓰쿠다 노선을 지지했다고 분석했다.

그리고 신 전 부회장과의 이 같은 대립관계 때문에 쓰쿠다 사장은 롯데그룹 형제의 난에서 신동빈 회장 편에 서게된 것으로 보인다.

쓰쿠다 사장은 또 ‘원 롯데, 원 리더’ 라는 말을 만들어 낸 장본인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 3월 신 회장 주재로 열린 글로벌 식품 전략회의’에서 쓰쿠다 사장은 ‘원 롯데, 원 리더’라는 문구를 한국·일본 롯데 식품 계열사 대표에게 제시하고 한국과 일본 롯데는 한 명의 리더 아래 움직여야 한다고 피력하기도 했다.

쓰쿠다 사장은 지난 4일 일본서 한국 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도 “일본은 일본대로 한국은 한국대로 서로 간섭하지 않는 것이 기본이지만 상품개발과 상호 상품판매는 한일 공동으로 해야 한다”며 “신동빈 회장과 그런 상호 시너지 효과를 추진 중”이라고 자신의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한·일재계에서는 쓰쿠다 사장이 당분간 일본에서 신 회장의 리더십을 뒷받침하는 후견인 역할을 계속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보라 기자 bora6693@viva100.com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은

△미쓰이스미토모은행 유럽본부장 △로열호텔 대표이사 사장(2001~2007) △로열호텔 대표이사 회장(2007~2009.06)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사장 (2009.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