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는 길 외롭지 않도록"… 이맹희 명예회장 각계서 조문행렬

박효주 기자
입력일 2015-08-18 16:45 수정일 2015-08-19 10:46 발행일 2015-08-18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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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이맹희 CJ 명예회장의 빈소를 찾은 손경식(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CJ그룹 회장,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연합)

생전 외로운 삶을 걸어온 고인의 마지막 길은 더 이상 외롭지 않았다. 18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 마련된 故이맹희 명예회장의 빈소에는 정·재계를 비롯해 금융권, 연예계 등 각계 인사들의 조문행렬이 이어졌다. 

이 날 이 명예회장의 빈소를 가장 먼저 찾은 이는 지난 14일 광복절 사면으로 출소한 최태원 SK그룹회장이다. 최 회장은 오전 8시를 갓 넘긴 시간에 빈소를 찾아 “평소 이맹희 명예회장과는 알던 사이였다”며 “이재현 회장과 어릴 때부터 친한 친구 사이로 (이 회장을)위로하기 위해 방문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이 오전 9시께 빈소를 찾았다. 그는 조문을 마치고 나서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젊은 시절 삼성에 다닌 적이 있는데, 당시 고인의 인품이 훌륭하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미경 CJ그룹 부회장과의 인연으로 조문을 온 것으로 알려진다.

국내 대표기업들의 사장단들도 대거 조문 행렬에 합류했다. 오전 11시 쯤 최지성 삼성미래전략실 부회장을 비롯해 김신 삼성물산 대표이사,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윤주화 제일모직 대표이사, 김창수 삼성생명 대표이사, 장충기 삼성미래전략실 사장 등 삼성사장단이 장례식장을 찾았다. 이들은 약 10분간 조문을 한 후 장례식장을 떠났다.

롯데그룹에서는 이인원 롯데그룹 부회장과 황각규 롯데 정책본부 운영실 실장, 노병용 롯데물산 사장이 빈소를 찾았다. 하지만 최근 경영권 분쟁으로 안팎으로 내홍을 겪고 있는 탓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조문을 오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조문을 마치고 나온 노 사장은 신 회장의 빈소 방문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신동빈 회장은 오시지 않을 것 같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웅렬 코오롱 회장과 함께 안병덕 코오롱글로벌 대표이사와 박동문 코오롱인더스트리 대표이사도 단체로 찾아 고인에게 깊은 애도의 뜻을 표했다.

최근 부녀간 갈등설에 휩싸인 구자학 아워홈 대표와 구지은 아워홈 부사장도 함께 빈소를 찾아 세간에 떠돈 무성한 소문을 일축시켰다. 구 대표는 생전 이 명예회장에 대해 “식성이 좋고 마음이 넓은 사람”이라고 회상했다. 이어 구 대표는 “술도 못 마시니 항상 식사만 했다. 담배도 못 해 재미가 없었던 인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구자열 LS그룹 회장,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이 등이 이날 빈소를 찾아 고인을 애도했다.

◇정계·연예계 등에서도 조문 이어져

정치권 인사들의 방문도 이어졌다. 박병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오전 10시쯤 빈소를 찾아 조의를 표했고 오후 3시30쯤에는 박희태 전 국회의장이 빈소를 찾았다. 조문을 마친 박 전 국회의장은 “고인과 특별한 인연이라기보다는 훌륭하신 분이 떠나셨다”며 “아들인 이재현 CJ그룹 회장과 인연이 있고 손경식 CJ그룹사 회장과는 대학동기”라고 설명했다. 오후 4시 30분을 넘긴 즈음에는 이인제 새누리당 최고위원과 문정림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이 빈소를 방문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등은 근조화환을 통해 애도를 전했다.

연예계에서는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사장과 배우 이정재, 가수 태진아 등 등이 조문했다. 이승철은 “이재현 회장과 이미경 .CJ 부회장과의 인연으로 이맹희 회장을 오며가며 몇 번 뵈었다”며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이 날 장례식장은 이 명예회장의 직계 가족인 부인 손복남 CJ그룹 고문과 차남 이재환 재산커뮤니케이션즈 대표, 장녀 이미경 CJ그룹 부회장, 손경식 CJ회장 등이 지키고 있다. 특히 이틀째 빈소를 지킨 손경식 CJ회장은 매우 수척한 모습이다.

한편 이 명예회장의 장례는 이채욱 CJ주식회사 대표를 장례위원장으로 하는 CJ그룹장으로 치러지며 발인은 20일 오전 7시, 영결식은 같은 날 오전 8시 서울 중구 필동 CJ인재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박효주 기자 hj0308@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