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총괄회장 '24년 비서실장' 전격 교체… 배경은

김보라 기자
입력일 2015-08-12 17:05 수정일 2015-08-12 18:53 발행일 2015-08-12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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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귀국한 지 하루 만에 신격호 총괄회장의 비서실장이 교체돼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총괄회장 비서실장 김성회 전무(72)가 최근 건강상의 이유로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무는 24년 동안 신 총괄회장을 가장 가까이서 보필해온 인물이다.

1971년 롯데제과 연구원으로 롯데와 처음 인연을 맺은 김 전무는 1982년부터 1990년까지 일본 도쿄 주재원으로 근무했다. 주재원 시절 신중하고 치밀한 일처리로 두각을 나타낸 그는 1992년 롯데그룹 정책본부의 전신인 기획조정실 비서실장으로 발탁돼 지금까지 신 총괄회장 곁을 지켰다.

롯데는 김 전무의 사퇴에 따라 후임 정책본부 소속 총괄회장 비서실장에 이일민(56) 전무를 임명했다. 이 전무는 롯데백화점 해외사업부문장을 거쳐 2008년부터 정책본부 비서실에서 일해왔다. 신동빈 한국롯데 회장을 보좌하다 이번에 신격호 총괄회장 비서직으로 자리를 옮겼다.  

재계 일각에서는 이번 비서실장 교체를 놓고  ‘형 신 전 부회장과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을 견제하려는 신 회장의 전략적 인사’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이 급거 귀국한 바로 다음날 비서실장이 교체된 것은 신 전부회장의 신 총괄회장에 대한 접근을 통제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두 형제의 상황을 보면 사면초가에 몰린 신 전 부회장이 신 총괄회장에 접근해 판세를 뒤집으려 할 것이 확실하기 때문에 신 회장 측에서 비서실장을 교체해 신 전 부회장의 신 총괄회장에 대한 접근을 막으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롯데그룹은 이에 대해 비서실장 교체는 경영권 분쟁과 관련이 없다고 반박했다. 롯데그룹의 한 관계자는 “신임 이 전무는 무색무취한 인물로 전혀 근거 없는 억측”이라며 일축했다.

김보라 기자 bora6693@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