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신동주 전 부회장, 은밀한 한국행… 왜?

김보라 기자
입력일 2015-08-12 14:34 수정일 2015-08-12 18:53 발행일 2015-08-13 99면
인쇄아이콘
clip20150812143118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11일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연합)

‘형제의 난’의 중심에 있는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갑작스레 귀국했다. 지난 7일 일본으로 떠난 지 나흘만이다.

신동빈 회장의 대국민 사과와 함께 롯데그룹 쇄신안 내놓은 시점인 만큼 신 전 부회장이 신 회장을 상대로 어떠한 ‘반격카드’를 준비하고 있는 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 11일 밤 10시25분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입국과 관련한 취재진에 질문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

앞서 신 전 부회장은 일본에 머무는 동안 일본 롯데홀딩스의 대주주인 광윤사 주주 등과 접촉하며 주주총회와 법적 대응을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롯데그룹을 지배하는 L투자회사 12곳 가운데 3곳(L4·L5·L6)을 제외한 9곳에 대한 이의신청 성격의 새로운 변경등기를 신청한 상태다.

업계에선 신 전 부회장의 이번 입국이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핵심고리인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주총회를 앞두고 신격호 총괄회장과 최후의 담판을 짓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신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와 L투자회자를 장악한 뒤 대국민 사과와 지배구조 개선 대채 발표로 여론을 장악하자, 벼랑 끝에 몰린 신 전 부회장이 마지막 승부수를 띄우기 위해 ‘유일한 우군’인 신 총괄회장을 만나러 왔다는 것이다.

그만큼 신 전부회장에게 이번 경영권 사태의 ‘해결사’로 떠오른 신 총괄회장이 절실할 것이란 관측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신 전 부회장이 휠체어에 탄 신 총괄회장과 함께 언론에 직접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지난 달 신 총괄회장과 신 전 부회장과 함께 일본행에 동행해 ‘반(反) 신동빈 전선’의 꼽혀오던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과 신동인 롯데 구단주대행을 설득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최근 신 회장쪽으로 판세가 기울어지자 발을 빼거나 침묵하고 있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경영권 다툼의 최대 분수령이 될 수 있는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주총회를 앞두고 돌연 귀국한 것은 가족들의 지지가 절실했을 것”이라며 “가능성이 낮지만 신 총괄회장이 신 전 부회장의 손을 들어준다면 이번 사태에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 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신 전 부회장의 귀국이 신 회장과 대화를 통해 원만한 화해를 이끌어내기 위한 것으로 보는 이들도 있다. 국회·정부까지 나서서 롯데그룹을 압박하는 가운데 상황에서 이번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행보라는 시각이다.

신 회장도 앞서 대국민 사과에서 신 전 부회장과의 화해 가능성을 내비쳤다. 다만 가족 간의 화해 가능성은 있지만 경영권은 양보할 수 없는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김보라 기자 bora6693@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