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총괄회장 67년 만에 2선 후퇴… 롯데家 "왕자의 난"

김보라 기자
입력일 2015-07-28 18:46 수정일 2015-07-29 11:19 발행일 2015-07-29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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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회장(좌측)과 신격호 명예회장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 회장이 한국과 일본 롯데그룹의 지주회사격인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자리에서 전격 퇴진했다.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반란’이 실패로 끝나며 신 총괄회장은 창업 후 67년 만에 처음으로 경영권을 내려놓게 된 것이다.

롯데그룹은 28일 일본 롯데홀딩스는 이날 오전 긴급 이사회를 열어 신격호 회장을 대표 이사직에서 해임하고 명예회장을 추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일본 롯데홀딩스는 신격호, 신동빈, 쓰쿠다 다카유키 3인 각자 대표이사 체제에서 신동빈, 쓰쿠다 다카유키 2인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됐다.

이번 조치는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함께 일본으로 건너간 신격호 총괄회장이 27일 자신을 제외한 다른 이사들을 모두 해임한다고 밝힌데 따른 대응이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동주 전 부회장을 비롯한 일부 친족들이 고령인 신격호 총괄회장을 무리하게 일본으로 데리고 가, 일방적으로 일본 롯데홀딩스 임원 해임을 발표했다. .

그러나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회는 적법절차를 거치지 않은 신 총괄회장의 결정에 대해 효력을 인정하지 않았으며, 28일 오전 정식이사회를 개최해 일본 롯데홀딩스 신동빈 회장을 비롯한 기존 임원들의 지위를 재확인 하는 한편 신 총괄 회장을 대표이사직에서 해임하고 일본 롯데홀딩스의 명예회장으로 추대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은 “경영권과 무관한 분들이 대표이사라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법적 지위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고, 신격호 총괄회장의 부담을 덜어드리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노령의 신격호 총괄회장을 등에 업은 신동주 전 부회장의 ‘쿠테타’ 시도가 ‘1일 천하’에 그치며 오히려 차남 신동빈 회장의 원톱 체제 구축을 앞당긴 셈이다.

재계의 관측통들은 아직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 등의 고비가 남아있지만 이번 사태에서 쓰쿠다 다카유키 부회장 등 일본 측 경영진이 신동빈 회장의 손을 들어준 만큼 앞으로 신동빈 회장 체제 구축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신 총괄회장이 1948년 일본에서 창업해 1967년 한국에 진출한 롯데그룹은 일본에서 제과사업이 중심이지만 한국에서는 유통 및 식품, 화학 등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

김보라 기자 bora6693@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