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총괄회장 전격퇴진… "롯데그룹에 무슨 일이?"

김보라 기자
입력일 2015-07-28 17:02 수정일 2015-07-28 19:17 발행일 2015-07-2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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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회장                                      신동주 부회장                                   신동빈 회장

롯데그룹 2세 후계구도에서 밀려난 신동주 전 일본 롯데 부회장이 창업주이자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 회장을 앞세워 사실상의 쿠데타를 시도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오히려 이번 사태로 신 총괄회장마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고 신동빈 회장의 본격적인 2세 경영체제를 앞당겨 줬다. 

28일 외신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전날인 27일 오전 신 전 일본 롯데 부회장 등 5명의 친족들과 함께 전세기 편으로 일본으로 건너간 것으로 알려졌다.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신동인 롯데자이언츠 구단주 직무대행도 신 총괄회장을 일본으로 데려간 5명의 친족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에 도착한 신 총괄회장은 27일 오후 일본 롯데홀딩스에 나타나 자신을 제외한 일본롯데홀딩스 이사 6명을 해임했다. 이날 해임된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에는 신동빈·쓰쿠다 다카유키 대표이사 부회장이 포함돼 있다.

94세의 고령으로 거동과 말이 불편한 상태인 신 총괄회장의 일본행은 장남인 신 전 일본 롯데 부회장이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신동빈 회장은 즉각 조치에 나섰다. 신 회장은 해임 결정이 정식 이사회를 거치지 않은 불법 결정이라고 규정하고, 28일 오전 정식 이사회를 열어 신 총괄회장을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서 전격 해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명예회장으로 추대하기로 결정했다. 신 총괄회장이 지난 1948년 롯데그룹을 창설한 이래 대표직에서 물러나는 것은 67년만에 처음이다.

이와 같은 결정에 대해 롯데그룹 측은 “경영권과 무관한 분들이 대표이사라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법적 지위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해명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일본 롯데홀딩스는 신격호 대표이사를 명예회장으로 추대하는 결정을 했다”며 “롯데홀딩스는 향후 주주총회를 통해 신격호 회장을 명예회장으로 추대하는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사안은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회의 독립적인 의결사항이며, 한국의 사업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롯데그룹은 이번 이사회의 결정에 따라 신동빈 회장의 한일 롯데 통합경영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기대했다. 그룹 관계자는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의 한국롯데에서의 지위는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김보라 기자 bora6693@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