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효율 높이는 경영 철학 '유연한 의사소통과 적절한 보상'

문은주 기자
입력일 2015-03-17 09:22 수정일 2015-03-17 13:00 발행일 2015-03-18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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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 환경만큼 중요한 것은 경영 철학이다.

어떤 경영 방식을 도입하느냐에 따라 사내 분위기가 달라진다.

포춘이 선정한 100대 기업들은 저마다 독특한 경영 철학을 갖고 있었다. 

그 가운데 상당 부분 겹치는 항목은 유연한 의사소통과 적절한 보상이었다. ◇ 유연한 사고는 ‘셀프 디렉션’에서 나온다 

자포스닷컴
<b>자포스닷컴

세계 최대 온라인 신발 쇼핑몰 자포스닷컴(zappos.com)은 창립 10여 년 만에 업계 최고 자리에 올랐다. 

고객 서비스가 곧 마케팅이라는 생각으로 사후 서비스에 앞장선 덕분이다. 

그 바탕에는 ‘셀프 디렉션’이 있었다. 

윗사람의 지시 없이도 각자 일을 알아서 진행하는, 이른바 개인 경영 방식이다. 

시켜서 하기보다는 스스로 일하는 편이 되레 동기 부여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토니 셰이 CEO의 경영 철학이다. 

자포스 직원 1500여 명이 ‘무간섭’ 원칙을 따라 움직이면 1500여 개의 창의적인 결과물이 나온다. 리더가 없는 그룹은 어수선해질 수 있다는 비판도 많다. 

하지만 자포스는 포춘 선정 500대 기업 목록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며 여전히 승승장구하고 있다. ◇ 창의력의 기본? 즉각적인 의사소통! 

고어앤어소시에이츠
고어 회사&nbsp;

신소재 개발 업체 W.L.고어앤어소시에이츠(W. L. Gore & Associates, 이하 고어)에는 직급이 없다. 

맡고 있는 업무에 따라 직군이 구분될 뿐이다. 주변에는 보스(감독자) 대신 스폰서(조력자)가 있다. 

도움이 필요하면 그때그때 직접 의견을 교환하고 반영한다.

유연한 사고가 가능한 이유다. 자연스레 구성원 개개인의 주인 의식도 많아진다. 

유일한 단점은 수직적인 의사결정보다는 시간이 더 걸린다는 것. 그러나 아이디어 결과물의 질은 차원이 다르다. 

수평적인 문화가 개인의 잠재력을 최대화하고 창의력을 한다는 것이 고어 측의 경영 방식이다. 고어는 본래 케이블과 기타줄, 치실 등을 전문으로 제작하던 업체였다. 

그러나 ‘고어텍스’로 더 유명하다. 창의적인 사고가 모여 기업을 대표하는 얼굴까지 바꿔놨다. ◇ 당근, 당근, 당근…적절한 보상 체계 

힐콥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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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과 채찍 가운데 조직에 더 필요한 것은 어느 쪽일까. 

제조 전문 업체 힐콥(Hilcorp)은 ‘당근’을 선택했다. 성과에 따라 보상을 적절하게 해줘야 업무 효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뜻이다. 

힐콥은 석유와 천연가스 사업 분야에 특화해 1989년에 설립됐다. 창립 당시부터 ‘우리는 함께’라는 문화를 바탕에 두었다. 

오픈북 경영(재무지표 등 기업의 각종 경영정보를 근로자와 공유하는 경영기법) 방식도 그때부터 도입됐다. 

무조건 월급의 3분의 1을 보너스로 지급한다. 

특정 목표를 달성했을 때는 성과급도 준다. 지난 2011년에는 모든 직원들이 자동차 구입에 쓸 수 있는 5만 달러짜리 쿠폰을 받았다. 

회사가 올해 내놓은 보너스 공약은 10만 달러(약 1억1300만원). 목표를 달성하면 이 돈이 직원들의 주머니에 들어간다. 지금 이순간도 힐콥 직원들은 자아실현을 위해, 혹은 10만 달러를 받기 위해 열심히 달리고 있다.

문은주 기자 joo0714@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