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알뜰폰 방식, 이동통신사업 진출" 공식화… 업계 지각변동 이끄나

김효진 기자
입력일 2015-03-03 16:54 수정일 2015-03-03 16:55 발행일 2015-03-04 2면
인쇄아이콘
2015030401020001673
순다르 피차이 구글 선임부사장(AFP)

세계 최대 인터넷 검색 서비스 기업 구글이 이동통신사업에 진출하겠다고 공식 선언함에 따라 미국 내 주요 이동통신사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선임부사장은 2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5’ 에서 “기존 이동통신사의 인터넷망을 빌려 일반 통신망보다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알뜰폰’ 형태의 스마트폰을 들고 업계에 뛰어들겠다”고 선언했다.

구글이 인프라를 갖춘 이동통신업체로부터 인터넷망을 임대해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동가상망운영자(MVNO) 방식으로 이동통신사업에 진출할 것이라는 보도는 올해 초부터 나왔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구글은 현재 미국 주요 정보통신 업체 스프린트, T-모바일 유에스와 통신망 임대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피차이 부사장은 “주요 이동통신사와 경쟁할 의도 없이 작은 규모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므로 통신 사업 자체로는 기존 업체에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구글이 파트너사들과 협력해 기준 단말기인 ‘넥서스’ 기기들을 생산한다고 해서 삼성이나 HTC 같은 제조사들에 큰 위협이 되지는 않는 것과 같다”고 그는 강조했다. 구글이 공식적으로 밝힌 의도와는 달리 미국 최대 정보통신 업체 버라이즌커뮤니케이션스, AT&T, 스프린트, T-모바일 유에스는 구글의 업계 진출 소식에 술렁이고 있다. 구글이 인터넷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서 나아가 인터넷이 전달되는 과정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새로운 야망을 실현하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무선·디지털 미디어 전문 투자은행 루트버그 앤 컴퍼니의 라지브 찬드는 “구글은 이번 결정으로 이동통신사와 ‘동료이자 경쟁자’인 긴장 관계를 형성하게 될 것”이라며 “시장 전체에 미치는 효과가 어떨지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구글이 계획 중인 서비스는 스프린트, T-모바일 유에스의 와이파이 핫스팟 등 인터넷망을 검색해 데이터 전송속도나 통화연결 품질을 높일 수 있는 최고의 신호를 골라낸다. 통신사들이 채택할 수 있는 기술 혁신을 보여주는 것에 중점을 둔다는 설명이다.

구글이 이처럼 무선 네트워크 연결의 질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으나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구글의 전략이 이동통신사의 수입을 약화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와이파이 네트워크를 이용할 경우 3G나 LTE 등 셀룰러 네트워크로 전송되는 데이터의 양이 줄어든다. 이동통신사의 소득원이 약화되는 것이다.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의 닐 모우스턴 애널리스트는 “구글이 저렴한 데이터 사용에 집중할 경우 이동통신업체들이 가격인하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브릿지경제 = 김효진 기자 bridgejin100@viva100.com 

MWC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