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부진 정유4사, 유가 반등 기대? 정제마진부터 회복해야

이혜미 기자
입력일 2015-02-23 18:49 수정일 2015-02-24 07:33 발행일 2015-02-24 10면
인쇄아이콘

지난해 최악의 성적표를 받은 국내 정유업계가 최근 다시 상승하고 있는 국제 유가에 큰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아시아 시장의 정제마진 악화가 여전해 이에 대한 대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오일뱅크를 제외한 국내 정유업계는 역대 최대 규모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국제 유가 급락에 따른 재고평가손실과 전체 매출에서 비중이 높은 정유사업의 정제마진 감소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에쓰오일
에쓰오일 공장부지 전경사진(제공=에쓰오일)

◇ 다행히 국제 유가는 회복세

이러한 가운데 최근 국제 유가가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오정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유가 급락으로 재고평가손실이 늘어 업계의 비용부담이 매우 컸다”며 “올해 유가가 안정되면서 1분기부터 실적이 순차적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유가가 상승하더라도 업계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서는 정제마진 회복 노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문영석 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정책연구실장은 “지난해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국제 유가 폭락”이라면서도 “업계의 부진에는 근본적으로 아시아 시장의 정제마진 악화가 존재했다”고 밝혔다. 최근 아시아권 내 공급이 증가하면서 우리나라의 수출시장이 줄고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 정유사들은 수입 원유를 재가공해 석유제품을 수출한다.

하지만 최근 중국이나 중동 지역 국가들이 자체 정제 시설을 갖춘데다 수출을 위한 설비까지 확충하면서 공급이 크게 늘었다. 

원유 수입국이었던 미국마저 수출국이 되면서 아시아 시장의 정제마진이 압박받고 있다는 평가다. 

수출시장이 좁아진 상황에서 국제 유가가 반등해도 마진율 개선은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문영석 실장은 “일본 정유업계는 지난해 정부 권고 하에 시설 고도화와 정제설비 감축을 시행했다”며 “국내 정유사도 노후 설비 감축 등 자율적 설비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업계 역시 가동량 조정을 통한 재고관리와 고도화 설비 가동 등 정제 마진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도, 업계도 여전히 불황을 해결할 속시원한 방법을 찾기는 쉽지 않다.

이한얼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사업 구조 재편이나 업종 다변화 등 다양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지만 업종 특성상 대규모 자본이 투입돼야 해 결정이 쉽지 않다”며 “자사별로 최적화된 대응전략을 펼치고 있지만 뚜렷한 해결책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유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전략을 수립 중이지만 불황 해결책은 아직 없다”며 “우리 뿐 아니라 국제시장도 아직 제대로 자리잡히지 못했다”고 답했다.

브릿지경제 = 이혜미 기자 hm7184@viva100.com

issue & iss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