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에 수입차 공세까지… 상용차 업계 '커지는 한숨'

이혜미 기자
입력일 2015-02-02 14:19 수정일 2015-02-02 18:16 발행일 2015-02-03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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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타대우상용차
타타대우상용차는 지난달 30일 업계 최초로 유로6를 적용한 ‘프리마 유로6’를 출시했다. (사진제공=타타대우상용차)

내수 경기 침체로 상용차 시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올해부터 도입된 유로6 기준까지 맞춰야 하는 국내 상용차 업체의 한숨 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술을 충족시키는 것도 문제지만 불가피한 가격 상승과 함께 친환경 상용차 부문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수입차들과의 부담스런 경쟁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올 초부터 대형 상용차의 배기가스 배출 기준을 ‘유로6’로 강화해 도입하고 있다. 이에 타타대우상용차는 지난달 30일 업계 최초로 유로6를 적용한 신형 트럭 ‘프리마 유로6’를 출시하기도 했다. 현대자동차도 올해 상용차 판매 유예 기간이 끝나기 전에 전 차종을 유로6 기준에 맞춰 내놓을 예정이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상용차 시장도 승용차처럼 수입차 공세가 커지고 있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면서 “배출 기준인 유로6를 충족시켜 대응하고, 제품성 향상과 전문화된 서비스 제공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국내 상용차 업체들이 유로6 적용 모델을 준비하며 전략을 모색하고 있지만 올해 내수 판매를 낙관적으로 기대하고 있지는 않다. 까다로운 유로6 기준을 충족시키는 기술도 문제지만 유로6 적용으로 인한 불가피한 가격 상승으로 상용차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업계는 질소산화물을 줄이는 SCR(선택적 촉매 환원장치), 매연을 걸러내는 DPF(디젤 미립자 필터) 등 기준 충족을 위한 별도 장치들을 장착하면서 가격을 큰 폭으로 올릴 수 밖에 없게 됐다. 게다가 환경 규제에 맞춘 모델들을 선보이며 친환경 상용차 부문에서 이미 강세를 보여온 수입 상용차 업체들은 더욱 활발한 공세를 펼치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내수 경기 침체에 수입 업체와의 기술 격차, 원자재 가격 상승, 유로6 기준 도입 등 국내 상용차 업계의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상용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환경, 안전 등 자동차 관련 법규가 좋은 방향으로 가고는 있지만 현실적으로 국내 업체들에게는 시기상조인 부분이 있다”며 현재 업계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상용차 부문 역시 유럽과의 기술 격차는 벌어진 상황에서 중국이 빠르게 추격해오고 있는 실정”이라며 “기술 개발 측면에서 정부의 지원이 더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히기도 했다.

버스나 트럭 등의 상용차 시장은 경제적인 논리에 의해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시장이다. 전문가들도 국내 상용차 업체들이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고 입을 모았다.

나완용 신성대 자동차계열 교수는 “경기가 좋지 않아 업체들이 어려운 상황인데 유로6 규제까지 맞춰야 하는 등 여러 가지 악재가 겹쳤다”면서 “현재 상황으로는 가격과 품질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커지고 있는 중국, 베트남 등 해외 상용차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도 “경제가 어려워지면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게 상용차 시장”이라며 “공공버스에 대해서는 일부 지원을 하고 있긴 하지만 상용차 시장은 무엇보다 업체의 자구적인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혜미 기자 hm7184@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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