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된 내수 커지는 신흥시장… 상용차, 세계로 달린다

이혜미 기자
입력일 2015-01-28 18:10 수정일 2015-01-28 18:59 발행일 2015-01-29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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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기업 수출 확대 전략 세우기
현대차 상용차
<p>현대차는 오는 3월부터 터키 상용차 제조업체인 카르산사를 통해 세미보닛 소형 상용차인 H350을 생산한다. (사진제공=현대차)

정체를 겪고 있는 국내 상용차 업계가 올해에는 중국을 비롯한 시흥시장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판매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뉴질랜드와 베트남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도 새로운 시장이 열리지 않겠냐는 기대감을 심어주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상용차 시장은 저성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해외 시장의 상용차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상용차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중국 수요가 계속 증가하는데다, 자유무역협정 체결로 승용차 뿐 아니라 상용차 수출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다.

중국에 이어 뉴질랜드와 베트남과 체결한 FTA로 경제영토가 확장되면서 상용차 수출도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뉴질랜드와 FTA 체결로 승용차는 이미 무관세로 수출되고 있고 버스와 트럭을 포함한 상용차 역시 3년 내 관세가 사라져 수출 증가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높은 경제 성장으로 버스와 화물차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베트남과의 FTA 체결도 상용차 업체에게 긍정적인 요소다.

문병기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동향분석실 연구원은 “최근 국내 기업들이 승용차뿐 아니라 상용차 수출에 많은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면서 “실제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트럭 수출 물량은 전년대비 11.7% 증가하면서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상용차는 건설 수요가 많은 중국이나 중동 지역으로 주로 수출되고 있다”며 “국내 업체들 역시 상용차 부문의 판매 확대 전략을 펼쳐나갈 것으로 예상되며 신흥국 경기가 좋아지면서 판매도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상용차 해외 시장 진출 및 확대에 가장 적극적인 업체는 현대자동차다. 현대차는 승용차 부문에서 쌓아온 노하우와 경험을 바탕으로 상용차 부문에서도 세계적인 메이커로 성장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2020년까지 상용차 부문 매출과 판매대수를 3배 이상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운 현대차는 상용차 부문에서 연간 매출액 12조원, 판매대수 32만대를 달성해 글로벌 톱 5안에 진입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현대차는 전주 공장에서 10만대, 중국 상용합자 회사 쓰촨현대에서 16만대 등 연간 26만대를 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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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측은 “해외 상용차 시장의 경우 성장세가 생각보다 크고 단가 측면에서도 수익성이 높은 편”이라며 “하나의 중요한 사업부문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이를 위해 성장세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중국 시장에 주력할 계획이다. 지난 2012년 8월 중국 상용차 시장에 처음 진출한 현대차는 올해 새로운 전략으로 중국 내 본격적으로 판매를 늘리겠다는 방안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침체된 국내 시장에 비해 중국의 경우 낙후된 지역의 대규모 공사나 개발을 많이 진행하고 있어 수요가 높다”고 말했다.

유럽 시장에 대해서는 터키 상용차 제조업체인 카르산사를 통해 오는 3월부터 현대차의 미니밴과 소형트럭 등을 생산한다. 또 세미보닛 소형 상용차인 H350(수출명)을 카르산사에서 생산해 올해 상반기 유럽 상용차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기존에는 반조립제품으로 판매해 상용차 종류가 제한적이었다”며 “유럽에서 인기가 높은 세미보닛 타입을 생산함으로써 판매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타타대우상용차도 동남아시아, 중동, 남아공 등 기존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신규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프리마, 노부스 등 중대형 트럭을 제조하는 타타대우상용차는 올해 유로 6를 만족하는 신모델을 출시하고 고객들이 원하는 부분에 특화된 주문제작을 통해 판매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해외 상용차 수요가 증가해도 글로벌 경기의 어려움 등은 국내 업체의 성장에 부정적인 요소가 되고 있다.

타타대우상용차 관계자는 “FTA로 인한 효과들도 장기적으로는 기회가 될 수 있겠지만 단기적으로 성과가 나타나기는 힘들 것”이라며 “수출부문에서 신규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나 경기 자체가 전반적으로 어렵다 보니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BX212, 레스타 등 중대형 버스를 생산하는 자일대우버스도 현재 계획을 수립 중이다.

나완용 신성대 자동차계열 교수는 “베트남, 중국 등의 지역에서 상용차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해외 시장이 계속 커지고 있다”며 “국내 기업들 역시 내수가 침체됐기 때문에 해외 시장에 주력하는 움직임이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 교수는 “많은 글로벌 상용차 업체들이 성장세가 큰 중국을 타겟으로 하고 있어 경쟁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경쟁력 제고와 현지 공장 설립을 통해 상용차 생산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혜미 기자 hm7184@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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