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경영에 적극 참여”에 엔씨소프트 “발끈"

이혜미 기자
입력일 2015-01-28 08:12 수정일 2015-01-28 11:24 발행일 2015-01-27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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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게임업체 1, 2위인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갈등이 첨예해지고 있다.

넥슨은 엔씨소프트의 지분 보유 목적에 대해 27일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한 ‘경영 참여’로 입장을 밝혔고 엔씨소프트는 일방적인 경영참여는 ‘경쟁력 약화’를 초래한다고 반박했다.

이날 넥슨은 엔씨소프트의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가’로 변경했다고 공시했다.

엔씨소프트의 대주주인 넥슨이 지난해 10월 지분을 15.08%로 늘렸을 때부터 업계에서는 엔씨소프트의 경영권 확보에 이어 인수합병 가능성을 거론하기도 했다. 

실제로 넥슨 창업자인 김정주 NXC회장과 엔씨소프트의 김택진 대표간 경영권 분쟁에 이어 넥슨의 엔씨소프트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설까지 나오고 있다.

넥슨측은 이날 지분 보유 목적을 변경한 이유로 “과거의 협업 구조는 결과가 좋지 못했다”면서 “좀더 실질적인 협업 체계를 구축하고자 하는 것이 이번 공시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2012년 엔씨소프트의 지분을 인수한 후 ‘단순 투자자’로서 협업을 추진해 왔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게 넥슨의 입장이다. 이제는 ‘최대 투자자’로서 엔씨소프트의 경영 일선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2012년 당시 서울대 선후배이면서 게임 1세대인 김 의장과 김 대표는 넥슨이 엔씨소프트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세계 최대 게임업체중 하나였던 EA(Electronic Arts)의 인수를 추진했으나 이 프로젝트가 무산되면서 미묘한 관계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엔씨소프트는 넥슨의 이번 조치는 지난 10월 ‘단순 투자’라는 공시를 3개월만에 저버리고 전체 게임시장에 대한 신뢰마저 무너뜨린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엔씨소프트측은 이번 조치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넥슨의 일방적인 경영 참여 시도는 시너지가 아닌 엔씨소프트의 경쟁력의 약화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결국 엔씨소프트의 주주가치를 심각하게 훼손시킬 것”이라며 우려했다.

업계에서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어떻게 경영권을 방어할지 주시하고 있다. 현재 김 대표의 지분은 9.98%이고 엔씨소프트가 자사주 8.93%를 갖고 있어 이를 합하면 넥슨(15.08%)보다는 많다. 7.89%를 가진 국민연금의 향방도 변수가 되고 있다.

넥슨측은 이번 공시로 나오고 있는 인수합병설에 대해서 “오늘 공시에 한해서만 답할 수 있다”며 선을 그었다.

이혜미 기자 hm7184@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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