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은 왜 '유럽 통합'을 꿈꾸나

권익도 기자
입력일 2015-01-27 16:20 수정일 2015-01-27 18:21 발행일 2015-01-2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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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RMANY

유럽연합의 ‘문제 국가들’과의 끊임없는 갈등에도 불구하고 독일은 왜 유러피안 드림을 계속 꿈꾸는가. 그리스, 스페인, 프랑스 등의 유럽 국가들은 통일 이후 독일이 꿈꾸는 유럽피안 드림에 대해 계속적인 의문을 품고 있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통일 이후 하나의 공동체를 성공적으로 만들어 낸 독일은 그 경험을 바탕으로 나름대로 ‘유러피안 드림’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969년 빌리 브란트 전 서독 총리는 동독 정부를 승인하는 나라와는 외교 관계를 맺지 않겠다는 할슈타인원칙을 포기했다. 대신 동방 정책을 추진하면서 동독을 포함한 공산권과의 관계정상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기울였다. 독일 역사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일대 사건이었다.

이후 독일은 직접적으로 국경선을 맞대고 있는 이웃 국가들과 세계열강의 동의와 협조가 이어지면서 통일에 대한 물꼬를 완전히 텄다. 1972년대부터 1987년까지 약 15년간 34차례의 협상을 통해 과학 기술, 문화, 환경 등에 관한 협력체계를 구축했고 결국 1989년 베를린 장벽은 무너졌다.

1990년 통일 이후 독일은 동독 경제의 회복과 동 서독 주민간의 경제적 격차 해소 등을 점차 해결하며 유럽 전체의 정치, 경제, 문화적인 면에서 중심축으로 자리 잡게 됐다.

특히 유럽 대륙의 중앙부에 위치한 독일의 지정학적 위치는 서유럽과 동유럽을 잇는 허브 역할을 했고 지난해에는 약 3조 8000억 달러의 GDP를 달성하며 세계 4위의 경제 대국으로 발돋움하며 유럽 경제의 성장을 이끌었다. 

국가와 국가 간 통합 그리고 그에 따른 성공을 맛본 독일은 여전히 유럽의 중심에서 ‘통일된 유럽’이라는 희망의 끈을 놓을 수 없는 것이다.

25일(현지시간) 그리스의 긴축정책에 반대하는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의 집권 소식은 사실상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을 책임지는 국가인 독일에게 큰 위기가 되고 있다.

그리스의 부채는 국내총생산(GDP)의 약 175%인 3170억 유로(약 385조원) 수준으로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 세 기관을 일컫는 트로이카로부터 85%인 2700억 유로의 자금을 공급받고 있었다. 

그 중 독일은 그리스에 가장 많은 자금을 빌려주는 최대 채권 국가였기에 독일 경제의 충격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독일 정부는 그렉시트 위험성이 고조됐던 2010년 이후 유럽안정화메커니즘(ESM)이라는 안전망을 구축해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가 발생해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유러피안 드림을 고수하기 위한 정책을 미리 마련해 둔 것이다. 오히려 최근 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 스페인 등의 연쇄적인 유로존 탈퇴 우려가 독일로서는 민감한 상황이다.

그래도 여전히 독일은 유로피안 드림을 꿈꾼다. 유럽 전문잡지 유로진(Eurozine)은 최근 그리스의 시리자 집권에도 불구, 독일이 유럽 전체에 긍정주의 정치 문화를 뿌리내려 유럽의 통합이 지속되길 바라고 있다고 보도했다.

권익도 기자 bridgeut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