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 차량사고 일으킨 보험사기단 적발

이나리 기자
입력일 2015-01-21 14:31 수정일 2015-01-21 14:41 발행일 2015-01-21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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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개 조직 26억 보험사기 적발…20대가 대부분
차량 한대에 여러 명을 태워 고의사고를 일으킨 뒤 부상도 입지 않은 탑승자에 대한 치료비 명목으로 보험금을 뜯어낸 보험사기단이 대거 적발됐다. 외제 오토바이로 가벼운 접촉사고를 내고 수리비를 부풀린 보험사기 조직도 당국의 조사망을 피하지 못했다.

금융감독원은 21일 다수인이 가담하는 조직적 보험사기에 대한 최근 3년치(2012년 1월~2014년 10월)를 분석, 11개 보험사기 조직(혐의자 69명)이 26억1000만원 상당의 보험금을 편취한 혐의를 적발해 수사 당국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우선 최근 3년간 다수인 탑승사고를 중심으로 운전자와 탑승자 및 사고보험금 지급내역을 정밀 분석, 총 316건의 사고로 치료비 명목의 합의금 18억8000만원의 보험금을 가로챈 것으로 추정되는 보험사기 조직 10개를 적발했다.

조사 결과 혐의자들은 주로 선·후배, 친구관계로 주범 주도하에 차량에 번갈아 타고 반복적으로 고의 사고를 냈다. 주범은 주로 가담자 모집과 차량운전, 보험금 합의 등을, 가담자는 병원에 입원하는 역할을 했다.

또 보험설계사가 고객들과 공모한 사례도 있었다. 차량구입비나 보험료 등 비용부담이 없다는 측면에서 렌터카를 사용하는 경우도 많았다.

여러 명이 탄 차량사고는 1회 사고로 받을 수 있는 보험금이 일반사고의 3~4배가 되고, 과도한 치료비가 부담되는 보험사가 조기 합의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점을 보험사기단은 악용했다.

사기혐의자 중 20대가 44명(86.2%)으로 청년층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금감원은 경제적 능력이 없는 청년층이 손쉬운 돈벌이 수단으로 보험사기를 저지르는 것으로 추정했다.

금감원은 대당 가격이 3000만원을 넘는 듀가티나 야마하 등 고가의 외제 오토바이를 이용해 가벼운 접촉 사고를 일으킨 후 수리비를 부풀려 청구하는 방법으로 보험금을 편취한 18명의 혐의자도 적발했다. 이들은 총 58건의 사고를 일으켜 7억3000원의 보험금을 편취했다.

정비업체 운영주와 지인 18명이 외제 오토바이로 가벼운 접촉사고를 낸 후 거액의 오토바이 수리비를 받아 챙기는 방식을 썼다.

금감원은 적발된 보험사기 혐의자를 수사기관에 통보하고 관련 수사를 지원할 예정이다.

이나리 기자 nallee-bab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