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삼성 주도 'ESS시장' 롯데·OCI 출사표

이혜미 기자
입력일 2015-01-20 16:42 수정일 2015-01-21 09:08 발행일 2015-01-21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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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삼성SDI, 리튬이온 점유율 세계 배터리 시장 절반 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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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가정용 ESS의 모습.(사진제공=LG화학)

LG화학, 삼성SDI가 주도하는 ‘리튬이온 배터리(lithium ion battery)’ 시장에 OCI와 롯데케미칼이 ‘레독스 플로 배터리(Redox Flow Battery)’로 출사표를 던졌다. 리튬이온계 배터리가 점령한 ESS시장의 판도에 변화가 있을지 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2013년 16조원대였던 세계 ESS시장은 2020년 58조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ESS(에너지저장장치, energy storage system)란 심야시간대에 전력을 비축하는 등 전기를 저장했다가 사용하는 장치다. 가정용, 상업용, 전력용 등이 있으며 최근에는 단순 전기저장용에서 나아가 태양광, 풍력발전 시스템 등 신재생에너지와 결합하고 있다. 친환경 에너지 발전이 증가하고 세계 각국의 스마트그리드(지능형전력망) 투자가 늘면서 ESS 수요 역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ESS시장 대부분은 LG화학과 삼성SDI의 리튬이온계 배터리가 주도하고 있다. 두 기업은 세계 시장에서도 1, 2위를 다투며 합계 약 50%의 점유율을 자랑한다. 이 시장에 최근 OCI와 롯데케미칼이 레독스 플로 기반의 ESS 시장 진출 의사를 밝혔다. 레독스 플로 배터리는 리튬이온계 전지에 비해 부피는 두 배 가량 크지만 폭발 위험이 없고 대용량 확장에 유리하다. 미국과 유럽, 일본은 2013년부터 대용량 레독스 플로 기반의 ESS 상용화사업을 진행 중일만큼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OCI와 롯데케미칼은 현재 실증사업을 진행하며 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OCI는 현재 개발 막바지로 독립형 ESS뿐 아니라 자사 태양광 기술을 이용한 ‘태양광+ESS’ 용합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개발이 완료되면 OCI는 ‘태양광+ESS’ 완제품 생산이 가능한 유일한 업체가 된다. OCI관계자는 “ESS시장의 경쟁력을 보고 뛰어들었다”면서 “레독스 플로 배터리는 기술과 사용하는 물질이 리튬 기반 배터리와 완전히 다르다”고 설명했다.

2010년부터 연구를 진행해온 롯데케미칼은 내년까지 예정된 실증사업 이후 경제성을 검토하고 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우리만의 특화된 방법으로 축전기술을 연구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전재덕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에너지저장연구실장은 “사업화에 성공했고 가격경쟁력도 높은 리튬이 시장 대부분을 차지할 수 밖에 없다”면서도 “시간이 갈수록 대용량 설치의 장점이 있는 레독스 플로 비중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 시장조사기관 ‘파이크리서치’에 따르면 향후 각광받을 차세대 ESS로 리튬이온전지가 33%, 레독스 흐름전지가 21%로 나타났다.

OCI와 롯데케미컬의 ESS사업 진출에 대해 기존 업체들은 “경쟁사도 아니고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미미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LG화학 관계자는 “ESS시장에 진출한 업체들이 여러 곳 있지만 실적이 없다”면서 “실제 수주가 나오기 전까지는 판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삼성SDI 관계자도 “ESS시장이 초기단계라 새 기술이 들어와도 경쟁이 치열해지진 않을 것”이라면서 “시장을 함께 키워나간다는 면에서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OCI와 롯데케미컬이 미래를 보고 투자했다며 장기적으로는 레독스 플로 시장이 커질 전망이고 대용량 설치라는 장점 때문에 LG화학과 삼성SDI도 무작정 안심할 수만은 없다는 입장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혜미 기자 hm7184@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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