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22일 양적완화 발표 확실… 드라기의 입 주목

김효진 기자
입력일 2015-01-19 16:04 수정일 2015-01-19 18:58 발행일 2015-01-2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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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억 유로 풀면 디플레 우려 해소
QE규모 최소 기대치 미달땐 시장 충격 만만치 않을 것
드라기3

유럽중앙은행(ECB)의 전면적 양적완화(QE)가 거의 확실시면서 구체적인 매입 방식과 규모에 전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등 주요 외신은 “유럽중앙은행(ECB)이 오는 22일 예정된 통화정책회의에서 양적완화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ECB가 직접 유럽 시장에서 채권을 사들이는 미국식 양적완화에 나설지, 각국 중앙은행이 자국 국채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진행될지 주목된다”고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은 또 “양적완화 규모가 5000억 유로(약 622조원)에서 1조 유로(약 1246조)까지 예상되면서 점점 커지는 시장의 기대치를 얼마나 충족시킬지도 관심의 대상”이라고 덧붙였다.

보도에 따르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은 5년 만에 디플레이션이 현실화 되면서 ECB가 국채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대규모 양적완화가 조기 시행될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이런 상황에서 갑작스런 스위스 환율하한제 폐지로 외환시장이 불안해지자 ECB의 QE 발표가 충분히 정당화 될 것으로 신문은 분석했다.

양적완화 방식에 있어서는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주변국들의 부담을 함께 질 수 없다는 독일의 견해를 반영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유로존 19개 회원국 중앙은행들이 개별적으로 자국 국채를 사들이는 식으로 QE를 성사시킬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ECB의 매입 규모에 있어서는 시장 예상치인 5000억 유로를 넘을 경우 미 국채 수익률이 단기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 주 미국 국채시장은 지난 15일 스위스 중앙은행(SNB)에서 환율방어제 폐지가 발표된 가운데 급락세를 연출했다.

반면 ECB가 양적완화 정책을 발표하더라도 양적완화 규모가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킬 만큼 충분하지 않거나 구체적인 정책이 나오지 않을 경우 시장이 당장 실망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시되고 있다.

윌리엄 뷔틀러 씨티 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ECB가 이번 주 양적완화정책을 발표할 가능성은 거의 확실하다”면서도 “디플레이션 우려를 해소할 만큼 양적완화 규모가 크지 않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오는 25일 예정된 그리스 조기 총선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미 국채 수익률이 추가 하락할 가능성도 떠오르고 있다. 그리스 총선에서 급진좌파연합인 시리자당이 집권할 경우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이탈)’에 대한 우려가 커진다. 그렉시트 방안이 확정될 경우 유로화 가치, 유럽경제 및 국제금융시장에 커다란 파장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ECB가 양적완화 시기를 그리스 조기 총선 결과 이후 유럽연합과의 구제금융 관련 재협상 결과를 지켜본 후인 오는 3월 이후로 미루면서 더 큰 규모의 양적완화를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을 제시했다. 그러나 “당장 ECB가 양적완화 시기를 미룰 경우 유로존 디플레이션은 가속화될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한편 유럽 최대 경제국이자 ECB 최대 주주인 독일은 “ECB 국채 매입은 돈을 낭비하는 국가들이 강도 높은 경제 개혁 압박에서 벗어나는 기회를 제공한다”며 양적완화에 반대하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국채매입이 유로존 주변국들이 느끼는 구조 조정에 대한 압력을 완화시킬 것”이라며 “국채매입은 원칙과는 다른 재정 동맹이 될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해 오고 있다.

옌스 바이트만 독일 분데스방크 총재도 “각 회원국 중앙은행이 책임을 지지 않는 형태의 국채매입은 유로존 국가들에게 오히려 위험을 재분배하는 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효진 기자 bridgejin100@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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