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부해진 유럽계 자금 국내 증시 유입 '호재' 기대

유승열 기자
입력일 2015-01-19 14:23 수정일 2015-01-19 18:47 발행일 2015-01-2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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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중앙은행(ECB)은 오는 22일(현지시간) 통화회의에서 유로존 디플레이션 해소를 위해 양적완화(QE)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전문가들은 규모에 따라 시장이 작용하는 것도 다를 것으로 내다봤다. 우선 달러대비 원화가치 하락으로 국내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지만, 예상보다 큰 규모로 자금을 풀면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메르켈-드라기
<b>'유로존 리더' 독일과 양적완화 입 맞춘 ECB &nbsp;

전문가들은 EBC의 양적완화는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조치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금융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양적완화를 주된 정책으로 쓰는 다른 나라와 같이 유로존 역시 제로 수준의 금리정책을 유지하고 있어 마지막 수단인 양적완화를 통해 경제상황을 안정시키려는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ECB는 현재 기준금리를 연 0.5%로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좀 더 두고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우선 양적완화로 인해 유동성이 풍부해지게 됨에 따라 유로화가치가 더 떨어지고 이는 달러화 강세를 부추겨 원화가치도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물론 원화가 함께 약세를 보이겠지만 유로화의 가치가 원화보다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이로 인해 수출기업엔 실적악화의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됐다.

유로존은 우리나라 수출기업의 중요한 시장 중 한 곳이다. 따라서 유로화 환율 하락으로 수출기업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져 실적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유로존으로 수출하는 중국기업에 부품 등을 수출하는 기업들도 영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비내구재 수출 비중이 높은 중국 및 아세안보다 자동차, IT 제품 등 내구재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이 영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이미 기대감이 어느 정도 작용한 데다, 그리스 선거가 예정돼 있어 이에 따라 효과는 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박성욱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국제금융연구실장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면 수출기업이 영향을 받는다”며 “그렇지만 현재 유로존에는 그리스라는 불확실성이 있어 그리스 선거 등 정치적 구도를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때문에 ECB의 양적완화가 시장 기대감을 충족시킬 지와 그리스 유로존 탈퇴 여부 및 총선 결과에 따라 우리나라 금융시장 및 수출이 얼마나 영향을 받을 지 차이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규모가 크다면 투자 심리가 강해져 증시가 상승세를 보이고 유로화는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ECB의 발표가 실망스럽다면 주가가 급락하는 일도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반면 우리나라에 긍정적인 효과를 보일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글로벌 유동성이 늘어남에 따라 유럽계 자금이 국내 금융시장에 들어와 주식시장이 활황을 띌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ECB가 당초 예상보다 규모가 큰 추가부양책을 내놓게 된다면 유럽발 유동성 확대가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됐다.

김정호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양적완화로 인해 이탈했던 유럽계 자금이 다시 금융시장에 유입될 여지가 있다”며 “5조5000억원가량의 자금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양적완화로 인해 유럽 실물경제가 회복된다면 장기적으로 국내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김창배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유럽은 상당이 큰 시장”이라며 “수출도 중국 다음으로 유럽 전체에 많이 하기 때문에 유럽경제가 살아난다면 국내기업의 수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열 기자 ysy@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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