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완성차, LG·삼성에 애타는 러브콜

이혜미 기자
입력일 2015-01-19 16:41 수정일 2015-01-19 17:39 발행일 2015-01-20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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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스마트 트렌드 타고 협력 늘어
삼성SDI제공
삼성SDI가 ‘2015 북미 국제 오토쇼’에 마련한 전시장 모습.(사진제공=삼성SDI)

세계 자동차 시장의 트렌드가 ‘친환경차’와 ‘전자부품’으로 바뀌면서 한국업체들을 향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러브콜’이 늘고 있다. 국내 자동차 부품 업체가 친환경차의 대표 부품인 전기 배터리와 전자부품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고 있는만큼 이들과 협력하기 위한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는 것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리고 있는 ‘2015 북미 국제오토쇼’(이하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배터리, 가전 등 국내 자동차 부품업계를 향해 러브콜을 보내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많다.

전기자동차, 수소연료전지차 등 친환경차 개발과 자동차의 전자부품화는 업계의 화두다. 강화되는 환경규제로 인해 친환경 기술에 대한 자동차 선진국들의 수요는 높아지고 있어 저유가 기조에도 불구하고 친환경차 시장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또한 자동차업계 내에서도 사물인터넷이 주목받고 전자부품화도 빠르게 진행되면서 IT·전자업체가 완성차 업체들의 주요 파트너가 되어가는 추세다.

특히 이번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삼성과 LG가 글로벌 자동차업체로부터 각광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부품업계 한 관계자는 “가장 많은 하드웨어로 사물인터넷을 응용, 확대할 수 있는 전자 업체가 바로 한국의 삼성과 LG”라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국내 전자업체를 많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LG전자는 지난 달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와 무인자동차 핵심 부품인 스테레오 카메라 시스템 개발에 협력했다. 디터 체체 벤츠 회장은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벤츠는 강하고 혁신적인 회사를 찾고 있었고 LG전자는 자동차 전장부품 사업을 확장하려고 해 이해가 맞아떨어졌다”면서 “더 많은 한국기업과 파트너십을 늘려갈 생각”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미국 제너럴모터스(GM) 마크 로이스 글로벌 제품개발 및 구매 총괄 부사장도 “LG화학과 배터리 시스템 공동 개발 이후 견고한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다”며 “다른 전장 시스템에서도 파트너십을 확대할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가장 많은 러브콜을 받고 있는 국내 업체는 ‘LG화학’이다. LG화학은 전기차 등 친환경차량용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으며 고객사로 GM, 포드, 현대기아차, 이튼, 르노, 볼보 등 20여 곳의 완성차 업체들이 있다. LG화학은 GM의 대표 브랜드 쉐보레가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공개한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차량인 볼트에 배터리 셀을 공동 개발에 공급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구글이 무인차 개발을 위해 LG전자로부터 배터리팩을 공급받기로 했다. LG전자는 LG화학 배터리를 모듈화해 구글 무인차에 공급하게 된다. LG화학 관계자는 “기존 내연기관 시장이 친환경차 시장으로 전환해 가고 있다”면서 “완성차 업체들이 친환경차 점유율을 계속 늘리려 하기 때문에 시장은 더욱 커질 것이고 국내 기업을 찾는 완성차 업체들도 당연히 늘 것”이라고 덧붙였다.

BMW, 마힌드라, 크라이슬러, 델파이 등 10여곳에 배터리를 공급 중인 삼성SDI 역시 마찬가지다. 삼성SDI는 한국 자동차 부품업체로는 유일하게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전시장을 마련했다. 삼성SDI 고객사 중 한 곳인 독일 BMW의 클래어 클래주 상품개발담당 임원은 “삼성SDI와 굉장히 깊은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다”며 “삼성SDI와의 관계를 바꿀 생각이 전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독일 폭스바겐 그룹 계열인 아우디는 첫 디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 ‘Q7 e트론 콰트로’에 삼성SDI 배터리를 적용하기로 했다.

문종덕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스마트카 PD는 “기술과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자동차 시장의 트렌드 변화로 국내 부품업체들이 외국 선진업체들로부터 조명을 받고 있다”면서 “친환경차 시장은 커지고 국내 부품업체들도 준비를 잘하고 있어 한국을 찾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움직임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혜미 기자 hm7184@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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