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인터넷 기반 '마트혁명' ESL시장 선점하라

이혜미 기자
입력일 2015-01-18 15:24 수정일 2015-01-18 19:53 발행일 2015-01-19 10면
인쇄아이콘
삼성전기·LG이노텍 등 ESL 사업 박차
삼성전기
<p>ESL(전자가격표시기, Electronic Shelf Label)이란 유통 매장에 진열된 상품 정보를 종이 대신 전자 라벨로 보여주는 기기로서, 상품의 가격과 원산지, 재고 등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사진제공=삼성전기)

최근 삼성전기가 미국 유통전시회에 선보이면서 전자 부품업체들의 미래 먹거리 사업 중 하나인 ESL, 즉 전자가격표시기 시장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시장성은 충분하지만 활성화의 키를 쥔 유통업체들이 아직 소극적이라 본격 시장 형성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ESL 세계시장 규모는 지난해 1조1000억원이며 오는 2017년 5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유럽 유통업계가 ESL 사용을 늘리고 있다. 

ESL(전자가격표시기, Electronic Shelf Label)이란 유통매장에 진열된 상품 정보를 종이 대신 전자 라벨로 보여주는 시스템으로 상품 가격과 원산지, 재고 등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무선통신기술과 e-페이퍼 디스플레이 기술이 결합된 분야로 종이에 가격 정보를 적지 않고 일괄 통제할 수 있어 비용절감 효과가 크다.

이 분야에서 앞서 있는 삼성전기는 ESL을 신사업으로 발굴 중이다. 미래 성장사업 확보 차원도 있지만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삼성전기는 ESL사업이 전체 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사물인터넷과 관련해 여러 분야로 확장할 수 있다며 높게 평가하고 있다. 매장의 종이라벨을 대처하기 위해 시작했지만 향후 사물인터넷이 더욱 확산되면 도서관 등 여러 분야에서도 응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국내에는 홈플러스와 이마트가 삼성전기의 ESL을 사용하고 있다. 이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가격표를 일일이 붙이고 떼고 했던 직원들의 단순노동이 줄었다”면서 “ESL을 지속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홈플러스는 전체 매장 140개 가운데 14곳에 ESL을 설치했다.

영국 대형 유통업체 테스코도 매장 400여곳에서 삼성전기의 ESL이 사용되고 있다. 삼성전기 측은 “유럽같은 경우 유통업체 시장이 굉장히 큰 편”이라며 “우선 국내보다 유럽과 미주 등 해외를 타깃으로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기는 올해 ESL 매출을 전년(1975억원)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4518억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기에 이어 LG이노텍도 제품 라인업을 갖추며 ESL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LG이노텍 관계자는 “아직 시장 자체가 크진 않으나 사물인터넷 기반이기 때문에 전망은 충분하다”면서 “자체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만큼 글로벌 고객 대상으로 시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 의견 역시 긍정적이다. 박강호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재고나 가격을 편리하게 관리할 수 있는 ESL은 좋은 비즈니스 모델”이라며 “시장도 투자 필요성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국내외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ESL 산업의 빠른 성장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사용 주체인 유통업체들이 ESL에 대해 필요는 하지만 당장 해야 할 사업으로 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박강호 애널리스트는 “유통업체들이 장기적으로는 투자하겠지만 당장은 투자에 소극적일 수 있다”면서 “유통업 경기나 투자시점에 따라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체들 입장에서 종이나 마그네틱 등을 ESL로 바꾸려면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투자 결정이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결국 ESL 활성화의 키는 당분간 ‘전자부품업체’가 아닌 ‘유통업체들’이 갖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혜미 기자 hm7184@viva100.com

issue & iss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