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사업… '힘내는' LG화학 vs '힘빠진' SK이노

이혜미 기자
입력일 2015-01-13 16:33 수정일 2015-01-13 16:41 발행일 2015-01-14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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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p>LG화학 오창 전기차 공장의 생산라인 모습. (제공=LG화학)

LG화학, 삼성SDI 등 국내 기업이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면서 이들을 찾는 세계 주요 완성차 업체들도 늘고 있다. 반면 후발주자로 시작해 고전하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은 생산거점을 확충하며 배터리 사업 강화를 강조하고 있는 LG화학, 삼성SDI와는 다르게 올해에도 뚜렷한 사업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규모는 2014년 5조3500억원에서 2016년 9조3100억원, 2018년 13조16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배터리는 전기자동차차 가격의 3분의 1에 해당하며, 국내 정유화학업계의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꼽혀 왔다.

한국은 전기차 핵심 부품인 2차전지의 주요 생산국으로서 전체 시장에서 LG화학과 삼성SDI가 차지하는 시장 점유율이 약 50%에 이른다.

특히 LG화학을 찾는 세계 주요 완성차 업체의 움직임은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LG화학은 전 세계 배터리 업체 중 유일한 화학기반 회사로서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물론 GM, 포드, 현대기아차, 이튼, 르노, 볼보 등 20여곳에 이르는 주요 완성차 업체들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작년 말에는 폭스바겐 자회사인 아우디까지 고객사로 확보했고, 최근에는 현대차가 내년에 내놓는 첫 전기차에 배터리 공급을 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GM의 마크 로이스 글로벌 제품개발 및 구매 총괄 부사장은 12일(현지시간) 개막한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LG화학과의 파트너십은 최고 중의 최고”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GM은 이번 모터쇼에서 1회 충전으로 640㎞를 주행할 수 있는 쉐보레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차량 볼트의 차세대 모델을 공개해 주목을 받았는데, 이 차량에는 LG화학과 공동 개발한 18.4kWh 용량의 배터리 셀이 장착됐다.

LG화학은 향후 가장 큰 친환경차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중국에도 진출을 활발히 하고 있다. 지난 10월부터 중국 남경 신강 경제개발구에서 전기차용 2차전지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완공시 전기차 10만대 이상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생산능력을 갖출 것으로 보고 있다.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2016년부터 양산 시작한다.

LG화학 관계자는 “신규 수주보다 기존 고객사들과 협력해 차세대 모델 기술을 개발하는 데 더 중점을 두고 있다”면서 연구개발 및 시설투자를 적극적으로 늘릴 계획을 밝혔다.

삼성SDI 역시 기존의 대형 메이커들 위주로 연중 투자와 수주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주 고객은 BMW, 마힌드라, 크라이슬러, 델파이 등 10여곳이다. 삼성SDI는 12일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개최된 2015 북아메리카 국제 오토쇼에서 북미 시장을 겨냥해 전기차용 배터리를 전시하기도 했다.

또한 올 10월 완공을 목표로 지난해 8월부터 중국 시안에 공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연 4만대 이상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 계획을 갖고 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초기수준인 만큼 생산인프라와 수주에 주력하고 있다”면서 “시안공장도 건설되고 있는 만큼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대한 투자는 계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SK이노베이션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미쓰비시, 현대기아차, 북경기차 등의 고객사를 갖고 있지만 지난해 4월 기아차 ‘쏘울’ 배터리 탑재 이후 이렇다 할 수주 성과가 없다. 2013년 1월 독일 부품사 ‘콘티넨탈’과 출범시킨 합작법인도 별다른 실적 내지 못해 지난해 말 합작사업을 청산했다.

올해 전기차 배터리 사업 계획에 대해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기존의 수주물량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갈 것 같다”면서 “아직 구체적으로 사업계획이 잡히지 않은 상태”라고 답했다. SK이노베이션은 2013년 초 베이징 전공, 베이징자동차그룹과 함께 중국합작법인인 ‘베이징 BESK테크놀로지’을 설립했다. 

합작사 외에 별다른 수주 실적이 없지만 합작사의 배터리를 탑재한 베이징자동차의 센바오 전기차가 올해 현지에서 시판될 예정이다.

전기차 배터리 분야는 SK의 신성장동력 가운데 하나로 꼽히면서 심혈을 기울인 신사업이다. 그렇기 때문에 업계는 합작법인을 정리하고 시장을 조금 더 지켜보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혜미 기자 hm7184@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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