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vs 이슬람…극으로 치닫는 '문명의 충돌'

김효진 기자
입력일 2015-01-08 18:20 수정일 2015-08-18 13:45 발행일 2015-01-09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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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은 가고 그 자리를 문명이 차지한다. 문명의 갈등이 부활하고 그 중심에 기독교 서구문명과 이슬람· 아시아 유교문화권의 충돌이 있다”

‘문명의 충돌’의 저자 새뮤얼 헌팅턴의 사유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기독교권 유럽전체와 이슬람권 국가들의 해묵은 갈등이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

미국 CNN 등 주요 외신은 프랑스 파리의 주간지 ‘샤를리 엡도 테러’ 사건을 계기로 유럽의 고질적 ‘이슬람 혐오주의’가 다시 고조됐다며 이슬람 극단주의자의 테러가 거듭될 가능성이 있다고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프랑스는 무슬림은 500만명 정도로 전체 인구의 7.7%를 차지한다. 유럽 최대다. 그러나 그동안 “무슬림 이민자들을 자국민의 일원으로 통합하려는 프랑스 정부의 의지가 소극적”이라는 비판은 적지 않았다.

이슬람 국가(IS)를 포함해 지하디스트(이슬람 전사) 단체에 뛰어드는 외국인 전사는 프랑스에서 가장 많이 나온다. 현재 약 1000여명의 프랑스 국적 외국인 전사가 지하디스트에 동참한 것으로 집계돼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번 사건의 용의자 3명도 프랑스 국적을 갖고 있다. 테러단체인 ‘알 카에다’와 연관돼 있거나 중동의 지하드(이슬람 성전)에 참가했다가 돌아온 것으로 추측된다.

미국 뉴욕의 세계무역센터가 ‘9·11테러’로 붕괴된 지 14년이 지났다. 이후 기독교 문명을 바탕으로 하는 서유럽국가에서는 반(反)이슬람정서가 급속히 확대됐다. 무슬림 이민자의 증가로 인해 유럽인들의 일자리가 잠식됐다. 이슬람의 일부 극단적 문화가 유럽에 확산되는 현상을 우려하는 현실이 됐다.

독일에서는 이미 반이슬람 시위가 곳곳에서 발발하고 있다. “무슬림 이민자들이 저임금을 앞세워 일자리를 빼앗아가고 자신들이 낸 세금으로 온갖 복지혜택을 누리고 있다”는 박탈감이 주요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독일 드레스덴에서 반이슬람단체 ‘페기다(pegida)’가 주최한 시위에는 1만7000여명이 넘는 시민들이 몰렸다.

이번 참사가 반이슬람 정서를 확산시켜 극우의 세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영국 애스턴대 짐 쉴즈 교수는 “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이 이번 사건으로부터 얻는 이익이 가장 많은 정당이 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마린 르펜 국민전선 대표는 “이슬람 근본주의를 절대적으로 거부하는 의견을 분명하게 선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유럽이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이슬람 혐오주의가 향후 10년간 유럽 전역 최대 이슈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효진 기자 bridgejin100@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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