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가슴선·피아노 선율 속에도 들어있어요

서희은 기자
입력일 2014-12-14 16:12 수정일 2014-12-15 15:06 발행일 2014-12-15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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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산업 쏙쏙] ②철
후판-제품 전경
철강 후판 모습.(사진제공=포스코)

인기 드라마 ‘미생’ 속의 주연급 조연인 신입사원 장백기(강하늘 분)가 속한 철강팀이 자주 등장하면서 ‘철’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흔히 ‘철’하면 강하고 딱딱한 이미지를 떠올리지만 철은 생활 곳곳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자리잡고 있다.

철은 아주 소량씩 철광석 등 다른 광물과 섞여있다. 철이 가장 많이 함유된 철광석을 고로에 넣은 뒤 1200℃ 정도의 뜨거운 바람을 불어 넣으면 열에 의해 철광석이 녹아 쇳물이 된다. 이 쇳물에는탄소나 유황 등 불순물이 들어있는데 이를 전로에 넣어 제거하면 깨끗한 쇳물인 용강이 된다. 액체상태 용강이 주형(mold)에 주입돼 연속 주조기를 통과하면서 냉각, 응고되면 비로소 고체인 철이 만들어진다.

이렇게 만들어진 철은 우리가 사용하는 금속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철도, 선박, 자동차, 항공기, 도로, 고층 건물 등은 모두 철이 있기에 만들 수 있었다. 값이 비교적 싸고 성형이 쉬우며, 다른 금속과 합금이 잘 돼 금속 중 그 쓰임이 가장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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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후판 모습.(사진제공=포스코)

가장 가깝게는 여성용 브래지어와 안경테에도 철이 쓰인다. 형상기억합금은 모양이 바뀌더라도 예전의 형상을 이용해 기억해둔 특정 온도까지 온도를 올리면 본대 모습을 되찾는 특성을 지녔다. 형상기억합금 메모리 와이어를 이용해 만든 여성용 브래지어 와이어는 세탁 때마다 휘고 구부러져 망가지던 와이어보다 신축성이 10배 이상 좋고, 늘어나더라도 36.5℃의 피부 표면과 접촉하면 원래 상태로 돌아온다. 같은 원리로 안경테도 평상시보다 휘어지더라도 원래 안경테 모습으로 복원된다.

TV에도 철이 들어있다. 우리가 보는 TV 화면은 빨강, 녹색, 파랑 등 3가지 색의 전자 광선이 섀도 마스크(shadow mask)를 통과해 형상 스크린에 투사된 화상이다. 섀도 마스크는 스크린 안쪽에 있는 금속판이다. 이 철판으로 우리는 생생한 화질로 축구 경기, 드라마 등을 시청할 수 있는 것이다.

피아노 선율도 철이 있기에 가능하다. 피아노 내부에 들어가는 피아노 선재는 피아노 현의 장력을 유지시키기 위해 강력한 고탄소강으로 만들어진다.

무엇보다 건강을 위해 철은 꼭 필요하다. 누구나 몸속에 3g의 철을 갖고 있고 철이 부족하면 쉽게 피로해지고 기억력이 떨어지며 빈혈 증세가 나타난다.

서희은 기자 hese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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