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산업 쏙쏙⑦] 유리, "거울아~거울아~"

서희은 기자
입력일 2015-01-18 13:04 수정일 2015-01-19 10:21 발행일 2015-01-18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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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게티이미지)

만약 인간의 삶에서 ‘거울’이 없었다면? 사람들은 자신의 얼굴이 어떻게 생겼는지, 이에 고춧가루가 꼈는지, 얼굴에 뭐가 묻었는지 등등을 모두 다른 사람이 말해주지 않는 이상 알지 못할 것이다. 만약 인간의 삶에서 ‘안경’이 없었다면? 지금처럼 시력을 교정해주는 수술 방법이 개발되기 전까지 안경을 써서 시력을 교정했던 사람들은 눈이 잘 안 보이는 채로 불편함을 감수하고 지내는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거울과 안경은 ‘유리’로 만들어졌다. 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품이다. 유리는 고온에서 녹인 유체 상태가 급속히 고체화돼 만들어진 투명 또는 반투명의 단단하고 깨지기 쉬운 비결정성 고체라는 사전적 의미를 지닌다. 규산, 소다석회 등 원료를 적당한 조성으로 배합하고 충분히 용융(녹아서 섞이는 일)한 후, 서서히 식히거나 급랭해서 만든 유리는 특유의 투광성, 다양하고 임의로운 색채의 발현성, 용이한 성형성, 비교적 큰 경도와 불투수성, 재생성 등의 특징을 띤다.

또 대부분의 유리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는데 유체 상태에서 냉각되면 점성 단계를 거치고, 유리 혼합물이 어떤 금속산화물과 용융되면 색깔을 띠며, 냉각되면 전기와 열을 전달하지 못하고, 충격을 주면 깨진다는 것이다. 깨지면 파편이 튀어 상처를 입을 수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리는 특유의 투명하고 매끄러운 특성 덕분에 창문, 유리병, 안경 등을 만드는데 이용되며 우리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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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게티이미지)

유리는 종류에 따라 쓰임이 각각 다르다. 판유리부터 복층유리, 자정 유리 등 다양한 유리가 우리 생활 속에서 사용된다. 판유리는 표면광택이 좋고 두께가 일정하며 표면 굴곡이 없어 상의 일그러짐이 나타나지 않아 빌딩과 일반 주택의 창, 매장의 쇼윈도, 진열장, 거울 등 각종 가공유리의 원판으로 쓰인다. 이런 판유리는 금속 욕조라고 부르는 가마에 용융된 주석을 일정한 깊이로 채워놓고 그 위로 액체 상태의 유리물을 수평으로 흘러보내는 플로트 공법으로 만들어진다. 복층 유리는 최소 두 장의 판유리와 스페이서를 이용해 건조한 공기층을 갖도록 만들어 창문을 빠져나가는 열에너지의 양을 줄여 단열 및 결로방지 효과를 가지고 있다. 기차, 선박, 항공, 보온 기기 등에 복층 유리가 들어간다. 친환경 유리도 존재한다. 자정 유리는 세제 없이 물만 뿌려서 손쉽게 청소할 수 있는 친환경 유리다. 친환경 유리는 특성상 비가 직접 닿는 곳이나 외부 태양광에 노출된 곳에 쓰일 때 그 장점이 효과를 발휘한다.

광학 유리는 카메라, 쌍안경, 현미경, 망원경 등에 쓰이고, 병유리는 갈색 맥주병, 초록색 소주병을 포함해 우유병, 음료수병 등 각종 병을 만들 때 사용된다. 유리는 거울, 현관의 창, 안경, 자동차 창문, 햇빛 조절 또는 프라이버시가 요구되는 곳 등 실용적으로 쓰이는 것 외에도 귀걸이 등 장식용으로도 쓰이며 그 범위를 계속해서 확대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 중에서는 한글라스가 건축용판유리부터 자동차용유리, 특수유리 등을 망라해 생산하고 있고, 반찬통 글라스락으로 유명한 유리 용기 전문 업체 삼광글라스는 화장품병으로 쓰이는 백색병, 맥주병으로 쓰이는 갈색병, 소주병으로 쓰이는 녹색병 등을 중심으로 유리를 생산, 다양한 형태로 가공해 공급 중이다.

서희은 기자 hese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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