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빠른 세상에…웨어러블 시장 '거북이 걸음'

조은애 기자
입력일 2014-12-08 16:26 수정일 2014-12-08 18:55 발행일 2014-12-09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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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금 가입자 4만명 이라는데…신제품 출시 잇따랐지만 소비시장 협소<BR>"피트니스 중심 용도의 한계…스마트폰 이전의 피쳐폰 같아 곧 사라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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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에서 지난 11월 국내에 출시한 웨어러블 기기 ‘갤럭시기어S’화이트 버전.(사진제공=삼성전자)

이동통신사들은 자사가 내놓은 웨어러블 기기 맞춤형 요금제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며 차기 웨어러블의 대중화를 예고하지만 업계 시각은 회의적이다.

8일 SK텔레콤은 “지난달 5일 출시한 웨어러블 맞춤형 요금제 ‘T아웃도어’가 출시 한 달 만에 가입자 3만명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T아웃도어는 삼성전자에서 내놓은 웨어러블 기어S 전용 요금제로 가벼운 외출이나 운동시 스마트폰을 휴대하지 않아도 웨어러블 기기만으로도 음성, 문자, 데이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요금제다.

KT에서도 8일 자사의 ‘올레 웨어러블 요금제’에 1만명이 가입했다고 밝혔다. 기어S 출시에 맞춰 내놓은 웨어러블 요금제로 기본요금 8000원에 음성통화 50분, 문자 250건, 데이터 100메가바이트(MB)를 지원한다.

이통사는 기어S 출시에 따라 각종 요금제를 내놓고 판매에 나섰지만 웨어러블 시장은 여전히 커지지 못하고 있다. KT가 운영하는 경제경영연구소 디지에코는 지난 3일 ‘2015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장 예측’ 보고서를 내고 “현재 웨어러블 시장이 캐즘(신제품의 시장 진입 초기 상태) 상황에 있다”고 언급했다. 지난 2년간 웨어러블 시장에 다양한 제품이 출시됐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시장 활성화가 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모폰웨어러블스 김석기 대표는 “스마트폰 판매 대수에 비해서 기어S가 3만대 팔렸다는 점을 보고 웨어러블 시장이 호조를 보인다고 말하긴 어렵다”며 “피트니스 중심의 웨어러블 기기는 스마트폰 등장 이전의 피처폰과 같아 조만간 시장에서 사라질 것”이라 언급했다. 사실상 새로운 플랫폼 혹은 시장 환경이 만들어지지 않고는 성장성이 없다는 말이다.

물론 이번에 삼성전자에서 내놓은 기어S는 웨어러블 기기가 가진 상당수의 문제를 해소했다는 측면에서는 고무적이다. 기어S 이전 모델인 갤럭시기어나 갤럭시기어2는 삼성전자 스마트폰과 블루투스로 연동이 돼야 사용 가능했지만 기어S는 개별적인 스마트 기기로 사용이 가능하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기어S는 생활방수가 가능하도록 개선했고 배터리 용량도 평균 1~2일 수준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기어S는 개별적으로도 사용 가능 할 수 있게끔 하는 전략으로 가고 있고 그런 점을 소비자들이 좋게 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애플워치에 대한 대응전략 등은 공개하고 있지 않고 우선은 기어S의 기술 방식을 높일 수 있는 전략으로 나갈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애플은 애플워치에 애플페이 기능을 도입해 웨어러블 시장에 새로운 영역을 개척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초기 웨어러블 기기들이 독립적인 기능과 디자인에 집중했다면 애플워치는 개별적 기능뿐 아니라 애플페이를 통한 전체 플랫폼을 완성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웨어러블 시장에서 개별 기업들은 어떤 플랫폼을 제공하느냐에 따라 차별화된 제품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조은애 기자 sincerely.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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