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발 중국산폰 공습 시작되나

조은애 기자
입력일 2014-12-02 17:35 수정일 2014-12-02 19:27 발행일 2014-12-03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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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 화웨이 X3 공식 출시
"중국산 부정적 이미지와 AS문제 해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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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의 프리미엄폰 ‘X3’.

중국산 중저가폰의 대공습의 신호탄일까? 아니면 찻잔 속 태풍에 그칠까?

2일 LG유플러스(대표 이상철)가 알뜰폰으로만 판매되던 화웨이의 ‘X3’를 공식 출시했다. 통신업계는 중국산 중저가 프리미엄폰이 국내 단말기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국내 이동통신 시장이 애플 아이폰을 제외하고는 ‘외산폰의 무덤’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여의치 않은 시장이라는 점에서 업계는 대체적으로 회의적이다.

제조사나 판매처의 주장은 다르다. 삼성전자와 애플 등 기존 단말기 제조사들이 쌓아놓은 성이 견고하기는 하지만 국내 스마트폰 시장을 충분히 뒤흔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화웨이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화웨이 제품이 타 제조사 프리미엄폰에 비해 성능이 떨어지지 않는다”며 “고성능 스마트폰을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할 수 있는 시장을 형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도 “최근 팬택 팝업 노트 등이 파격가에 시장에 나오는 등 고객들의 고성능 중저가폰에 대한 요구가 높아짐에 따라 화웨이폰을 출시했다”며 “천편일률적 선택이 아닌 고객 선택의 폭을 다양화하기 위한 시도”라고 답했다.

실제로 팬택은 최근 프리미엄 태블릿인 ‘베가 팝업 노트’를 35만2000원에 내놔 지난 21일 출시 반나절만에 재고량 3만대를 모두 소진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도 지난 4월 보급형 태플릿 ‘갤럭시노트3네오’를 출시하며 중저가폰 시장에 뛰어들었다. 현재 출고가를 59만9000원까지 낮췄다. 최근 삼성전자는 “내년에는 중저가폰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의 영향으로 단말기 공시지원금이 이전보다 줄어 중저가 프리미엄폰에 대한 소비자들의 욕구가 늘어났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유통업계 시각은 조금 다르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이종천 이사는 “중국산 단말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욕구가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며 “이전에도 소니, 모토로라, HTC 등 외산폰을 론칭해왔는데 그에 비해 화웨이가 가진 차별점이 잘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무리 저렴한 가격이라 해도 중국산에 대해 갖고 있는 소비자들의 기존 이미지가 있어 국내 시장에서 쉽게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말이다.

과거에도 국내에 모토로라, HTC 등이 진출했지만 기존에 진출한 기업의 영향력이 강해 틈새시장 공략에 실패하고 2012년 대거 퇴출된 적이 있다. 유일하게 성공한 것이 애플 아이폰이다. 화웨이는 성능 대비 가격이 저렴하지만 가격경쟁력 외에 국내 시장을 겨냥한 새로운 마케팅 전략 없이는 국내 시장에서 오래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고객서비스(AS)가 잘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한 통신대리점 점주는 “화웨이폰이 AS가 잘 이뤄질지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유통업을 하는 입장에서는 쉽게 소비자들에게 권하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화웨이코리아 관계자는 “현재 국내에 화웨이 제품 고객센터가 이미 들어와 있다”고 말했다. 화웨이코리아 측이 밝힌 국내 고객센터 수는 모두 43개다.

X3는 LG유플러스의 자회사 미디어로그에서 알뜰폰으로 판매되던 제품이었다. 하지만 예상보다 실적이 저조해 그 시장 영역을 넓히기 위해 LG유플러스가 전격 판매에 나선 것이다. X3는 출고가 33만원에 최대 공시지원금 28만5000원이다. 월정액 6만9000원의 LTE음성무한자유69 요금제를 선택했을 때 공시지원금 27만5000원을 받아 판매가 5만5000원, 여기에 추가 지원금 최대 15%(4만1250원)까지 할인받으면 단말기만 약 1만3750원에 구입 가능하다. 사실상 거의 공짜 수준인 ‘X3’의 성공 여부는 좀더 두고봐야 할 것같다.

조은애 기자 sincerely.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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