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레옹 정신으로… '바다' 개척 나서는 '치킨'의 야심

이혜미 기자
입력일 2014-11-24 17:20 수정일 2014-11-24 19:05 발행일 2014-11-2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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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오션 인수' 나선 하림 화제
닭고기 전문기업 하림이 주목받고 있다. 이미 대형 해운선사인 팬오션 인수자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 회사 김홍국 회장이 지난 17일 프랑스 오세나 경매소에서 나폴레옹1세의 2각 모자를 25억8000만원에 구입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또다시 화제의 중심에 섰던 것이다.

하림그룹은 우연히 시기가 겹쳤을 뿐이라고 설명했지만 일각에서는 현재 영위업종과는 무관한 팬오션 인수 작업에 대한 일각의 우려를 나폴레옹의 도전과 개척정신으로 희석시켜보려는 것 아니냐는 눈총을 보내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팬오션 인수전에는 하림그룹-JKL컨소시엄, 대한해운 컨소시엄, 도이치은행, 사모펀드 운용사 KKR, 한국투자파트너스 등 5곳이 참여했다. 팬오션은 벌크선 분야에 주력해온 글로벌 해운선사이다. 지난해 6월 모그룹 사태로 법정관리에 들어간 이후 수익구조를 재편, 법정관리 1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특히 올해는 3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면서 매물로 나오자마자 이목이 집중됐다.

팬오션 매각주각사인 삼일회계법인 관계자는 팬오션의 장점에 대해 “국내 최대 벌크선사로 이번 3분기에 영업이익이 300억원을 넘었다”면서 “우량회사로 거듭난 상황이라 낮은 가격에 인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팬오션의 매각주각사인 삼일회계법인은 본입찰은 예비실사를 거쳐 오는 12월11일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일회계법인 측은 “본입찰이 한번 정도 연기될 가능성은 있지만 올해 안에는 무조건 입찰을 받을 것”이라며 “내년 1분기에는 매각작업을 종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

하림그룹은 JKL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지난 4일 매각주간사인 삼일회계법인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민간부문에서 국내 최대의 곡물 수요 기반을 갖춘 하림그룹은 곡물 벌크 운송 인프라를 갖춘 팬오션과의 결합으로 식품 및 축산업계의 숙원인 국제 곡물유통사업 진출을 시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가운데 김홍국 회장은 17일 프랑스 오세나 경매소에 경매된 프랑스 황제 나폴레옹1세의 2각모자를 구매했다. 김 회장은 평소 보나파르트 나폴레옹 1세의 불가능은 없다는 도전정신을 높이 사왔다면서 기업가 정신을 다시 한번 일깨우는 의미에서 마침 경매로 나온 나폴레옹 1세의 2각 모자를 구매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처럼 하림의 팬오션 인수 의지가 나폴레옹의 개척정신과 비유되는 것은 하림이 양계 가공업, 사료제조업 등을 주력사업으로 하면서 해운업과의 연관성이 적었기 때문이다. 하림그룹 관계자는 “항만네트워크와 곡물 유통의 경험을 갖고 있는 팬오션과 하림그룹의 결합이 이루어진다면 국내의 안정적 곡물 조달은 물론 역동적으로 성장하는 동아시아 곡물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갈 수 있다”며 “인수에 필요한 자금 조달 여력도 충분한 만큼 팬오션 인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김 회장은 모자를 개인적으로 소장하는 것보다 사람들이 함께 볼 수 있는 장소에 비치하여 나폴레옹의 도전과 개척정신을 공유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하림 관계자는 “강남구 논현동에 내년 하반기 오픈 예정으로 신사옥을 짓고 있으며 이곳에 전시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혜미 기자 hm7184@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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