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비율 못찾은 '황금주파수' 분배…'상생' 원칙만 확인

조은애 기자
입력일 2014-11-11 17:15 수정일 2014-11-11 19:24 발행일 2014-11-12 4면
인쇄아이콘
700MHz 주파수 용도 관련 공청회
700MHz주파수는어디로
11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에서 진행된 700MHz 주파수 용도 관련 공청회에서 조규조 미래창조과학부 전파정책국장이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인기 경희대 전자전파공학과 교수, 정종기 방송통신위원회 방송정책국장, 조 국장, 이상운 남서울대 멀티미디어학과 교수.(연합)

황금주파수라 불리는 700메가헤르츠(MHz) 주파수 대역 분배와 관련해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가 11일 공청회를 열고 공방을 벌였다. 국가 재난망 주파수 분배 문제는 지상파 초고화질(UHD) 주파수 공급을 제한하는 요인을 검토한 후 11월 중순경 결정된다. 20MHz 폭으로 분배한다는 당초 계획은 유지됐다.

이날 700MHz 주파수 대역 분배를 둘러싼 지상파 방송과 이동통신사들의 간극은 좁혀지지 못했다. 다만 미방위는 “지상파 UHD 주파수 분배는 중앙과 지방 어디서나 방송을 시청할 수 있도록 한다는 원칙 하에 종합적으로 고려할 것”이라며 “앞서 결정된 이동통신 대역 재검토를 포함해 방송과 통신이 상생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언급했다. 이는 지상파 UHD에 우선권을 주겠다는 말로 해석할 수 있어 방송사와 이통사 간의 갈등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말 정부는 애초 ‘모바일 광개토 플랜 2.0’을 발표해 700MHz의 대역폭 중 40MHz 폭은 이동통신으로 할당해 롱텀에볼루션(LTE)용으로 사용하도록 할 예정이었다.

700MHz 주파수 대역은 아날로그 방송 시절 방송용으로 사용됐으나 2012년12월31일부터 디지털방송이 실시되면서 주인이 없어졌다. 정부는 이 중 40MHz 대역폭을 이동통신에 할당하려 했지만 지난 7월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이 “700MHz 주파수 배분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하자”고 발언한 이후 이해집단 간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방통위와 지상파 방송사는 이 대역을 UHD 방송으로 분배해야 된다는 입장인 반면 이통사는 급증하는 트래픽 사용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새 대역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저주파로 분류되는 700MHz는 초당 진동 횟수가 적어 고주파보다 적은 기지국 수로도 더 멀리 닿을 수 있다. 이통사가 추가로 기지국을 설치하지 않아도 먼 지역까지 통신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말이다. 700MHz는 698~806MHz로 총 108MHz의 폭을 갖고 있다. 더 많은 폭을 가지고 있을수록 빠른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기에 이동통신사들은 사활을 걸고 주파수 분배에 매달리는 것이다.

한편 통신 속도는 대역폭이 넓으냐 좁으냐로 결정된다. 이통사들 간의 속도 전쟁은 주파수 대역폭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하느냐에 달렸다. 현재 LG유플러스는 800MHz에 10MHz, 1.9GHz에 10MHz, 2.5GHz에 20MHz의 LTE 폭을 갖고 있다. 이 세 개의 폭을 연결해 총 40MHz(업링크, 다운링크 합쳐서 80MHz)까지 통신 전송 거리를 넓혔다.

SK텔레콤은 800MHz에 10MHz, 1.8GHz 20MHz 그리고 최근 3G망으로 쓰던 2.1GHz 중 10MHz를 LTE망으로 돌려 이 세 밴드를 묶은 3밴드 LTE-A를 선보였다. 최대 속도 300Mbp. KT는 상용화한 LTE 주파수가 900MHz의 10MHz, 1.8GHz의 20MHz로 2개밖에 없어 3밴드를 시연할 수 없다. 

하지만 최근 KT는 미래부에서 2.1GHz의 10MHz를 시험용으로 할당받아 3밴드 LTE-A를 시연한 적이 있다. 더 빠른 LTE를 선보이기 위해선 새 대역폭이 절실한 상황인 셈이다. 이통사는 앞으로 300Mbps를 넘어 3개의 20MHz 폭을 연결하는 450Mbps 속도까지 구현할 예정에 있다. 또 사물인터넷 등 신규 서비스를 선보이려면 더 많은 대역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조은애 기자 sincerely.cho@viva100.com

issue & iss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