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인상·출고가 인하…이통사 속속 단통법 '자구책'

조은애 기자
입력일 2014-10-23 15:38 수정일 2014-10-23 19:30 발행일 2014-10-24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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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강력한 압박에 동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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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 시행된 이후 처음으로 LG전자가 일부 스마트폰에 대해 출고가를 인하하고 이동통신사들도 보조금을 확대하는 등 단통법 보완책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사진은 23일 서울의 한 이동전화 대리점의 모습.(연합)

“보조금을 올리겠다고 했는데 앞으로 어떻게 될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종로의 한 통신 대리점 직원은 SK텔레콤에서 보조금을 상향 조정한 사실에 대해 회의적으로 답했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이 시행되고 4주차에 접어들었지만 얼어붙은 시장은 여전히 혹한기를 보내고 있다.

23일 이통통신업계에 따르면 단통법 시행 이후 일선 대리점들의 수익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한 통신대리점 직원은 “단통법 시행 이후 휴대폰 판매량이 확실히 줄었다”며 “하루 판매량이 전보다 절반 가량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휴대폰을 분실하거나 꼭 필요해서 사는 사람들은 있지만 예전처럼 새 제품이 출시됐다고 해서 바꾸는 사람은 없다”며 “가격 상담만 하고 발길을 돌리는 사람이 늘었다”고 답했다.

또다른 통신대리점 직원은 “보조금을 상향 조정하는 것보다 정부가 보조금을 규제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통신시장의 초기단계는 이미 지났고 포화상태인 만큼 자유경쟁에 맡겨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그는 “보조금은 언제든 이통사가 높였다 줄일 수 있는 부분이고 그 때문에 정작 피해보는 것은 물건을 팔아야 하는 판매점들”이라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은 23일부터 갤럭시노트4에 대한 지원금을 최대 22만원으로 상향조정하기로 결정했다. 또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갤럭시S5 광대역 롱텀에볼루션 어드밴스드(LTE-A), G3 Cat 6 등 5종의 최신 단말기 지원금을 약 5~8만원 높이고 갤럭시S4 LTE-A 16GB, G3A 등 3개 기종 출고가도 약 5만5000~7만원 인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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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는 SK텔레콤을 시작으로 다른 이통사들도 보조금을 상향조정할 것으로 내다본다. 시장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 예측하지만 ‘이제 막 보조금이 오르는 만큼 시장 상황을 지켜보자’는 것이 시장 입장이다. 단통법 자체에 대해 고객들이 갖고 있는 부정적 시각을 무시할 수 없어 이번 주말을 한 번 거쳐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갤럭시노트4의 출고가는 95만7000원으로 LTE100 요금제를 기준으로 했을 때 보조금은 22만원을 적용하면 최종 판매가는 73만7000원이다. 갤럭시S5 광대역 LTE-A는 출고가 89만9800원에 보조금 25만원이 적용돼 64만98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높은 요금제를 기준으로 한 경우이고 소비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LTE62 요금제(월평균 7만원 수준)를 적용했을 때는 갤럭시노트4에 지원되는 보조금이 13만6000원으로 소비자는 82만1000원을 내야 한다. 갤럭시S5 광대역 LTE-A도 15만5000원의 보조금을 지원받아 판매가는 74만4800원이다.

SK텔레콤이 보조금을 인상한만큼 나머지 이통사도 조만간 보조금을 상향조정할 예정이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보조금 조정 신고절차도 거쳐야해 내일 이후부터 보조금 상향이 이뤄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아이폰6·아이폰6플러스 출시와도 맞물려 이통사가 보조금을 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조은애 기자 sincerely.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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