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한 편 1초면 다운 끝…꿈의 5G '주파수'를 뚫어라

조은애 기자
입력일 2014-10-22 14:57 수정일 2014-10-22 20:50 발행일 2014-10-23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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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U 전권회의서 국내 이통3사 5G 상용화 각축전
통신 속도 높이려면 20기가헤르츠 이상 초고주파 사용해야
미래부, '5G 글로벌 서밋' 개최<YONHAP NO-1524>
윤종록 미래부 차관이 지난 20일 오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5G 글로벌 서밋'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연합)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전권회의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고 있는 가운데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차세대 통신기술인 5세대(5G)를 두고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통신업계 일각에서는 5G 기술 구현 이전에 주파수 할당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 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아직 5G 이동통신에 대해서는 명확한 개념이 정립되지는 않았지만 기술적으로 초당 1기가바이트(GB)이상의 데이터를 전송하기 위해서는 5기가헤르츠(GHz)이상의 고주파대역을 사용해야 하는 것만은 분명하다. 현재 4G 통신망에서 750메가바이트(MB)짜리 영화 한 편을 다운받는 데 약 80초가 걸린다면 5G 시대에는 1초로 줄어든다.

일반적으로 이동통신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주파수 대역폭을 늘려야 하는데 현재 국내에서 쓰는 주파수 대역폭 3GHz 이하에서는 5G를 수용할 수 있을만한 여유분이 남아 있지 않다. 또한 5G에서 대용량 전송을 위해 최소 500MHz 이상의 광대역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업계는 5G를 수용할 수 있는 주파수 대역으로 아직 미개척지인 초고주파를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최근 시연한 5G 기술 또한 28GHz의 초고주파 대역에서 사용됐다. 하지만 초고주파의 경우 저주파에 비해 전파 도달거리가 짧고 경로손실이 늘어 이동통신사들이 꺼리던 주파수 대역이었다.

국내 이통사는 ITU 전권회의에서 5G를 2020년에 상용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5G로의 진화 방향성을 제시하는 ‘5G 백서’를 발간하고 핵심 비전과 기술, 서비스, 주파수 등에 대반 분석과 발전 방향 및 방법론을 담았다.

고주파에 대해서 “빔폭이 좁아지고 회절성이 약화되는 고주파의 문제는 빔 스위칭 기술이나 더 나아가 기지국과 단말 간의 반사경로를 추정하거나 사용자 위치 이동에 따른 추적이 가능한 빔 트래킹 기술이 개발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KT는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업계 중 최초로 속도 1Gbps(초당 기가비트)에 달하는 ‘올레 기가인터넷’을 전국에 서비스하겠다고 밝혔다. 단계적으로 속도가 빠른 5G로 이어갈 발판을 만드는 셈이다.

LG유플러스 이상철 부회장은 5G 시대로의 변화에 대한 미래상을 제시하며 “5G 시대에는 나를 중심으로 해 실시간으로 세상과 연결될 것”이라 연설한 바 있다.

하지만 아직 국내 이통사는 5G에 대한 구체적인 안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상용화 목표가 2020년이니까 아직은 먼 이야기”라며 “고주파는 도달거리가 짧은 만큼 기지국 수를 늘려야하지 않겠냐”고 언급했다.

기지국이야 늘리면 되지만 정작 문제는 주파수 할당이다. 작년 미래창조과학부는 급증하는 이동통신 트래픽 변화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 이동통신용 주파수를 추가로 1GHz 이상 공급하기 위한 ‘모바일광개토플랜 2.0’을 확정했지만 이 안에는 6GHz 이상의 초고주파 대역은 포함돼 있지 않다.

따라서 미래부는 향후 6GHz 이상의 초고주파에 대한 전파 배분에 나서야 하지만, 아직 계획도 세우지 못했을 뿐더러, 배분계획이 세워지더라도 이통사간 이해관계로 인해 주파수 배분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실제로 미래부는 ‘황금주파수’라 불리는 700MHz 대역 분배도 아직 결정하지 못한 상태이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존 주파수를 배분하는 주파수 경매만해도 업체간 이해관계로 인해 갖은 잡음이 일어났다”며 “5G 주파수도 비슷한 사태가 번복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정부가 지금부터라도 합리적인 5G용 주파수 배분 계획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은애 기자 sincerely.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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