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는 통신사·제조사 요금경쟁 치열한데… 거꾸로 가는 국내 이통시장

조은애 기자
입력일 2014-10-20 16:23 수정일 2014-10-20 20:17 발행일 2014-10-21 8면
인쇄아이콘
애플 아이패드에 '애플심' 도입…유심 바꿀 필요 없이 이통사 교체
美 T모바일 '언캐리어' 전략…100개국 무료 데이터·문자 로밍
국내 분리요금제 사실상 효력 없어…단통법은 갈수록 문제점 속출
휴대폰 보조금 상한선 결정 임박<YONHAP NO-1287>
해외 이통시장에서는 요금 경쟁이 본격화 되고 있지만 국내 시장은 아직 보조금 경쟁에 목을 매고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의 갤럭시S5 (사진제공=삼성전자)

해외 이통시장은 통신사와 제조사들의 요금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지만 국내 시장은 보조금 경쟁에만 목을 매고 있어 글로벌 흐름과 거꾸로 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애플은 심을 바꿀 필요 없이 화면에서 입력만 하면 이통사를 교체할 수 있는 ‘애플심’을 개발해 신형 아이패드에 도입하기로 했다. 유심 이동이 자유로워지면 이통사로서는 더 편리한 서비스와 저렴한 요금제 경쟁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

미국의 주요 이통사 중 한 곳인 T모바일은 작년 3월부터 ‘언캐리어 1.0’ 전략을 시작으로 현재 ‘언캐리어 7.0’까지 선보였다. 약정폐지, 요금제 단순화, 단말기 교체 프로그램, 100개국 무료 데이터 및 문자 로밍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실제로 T모바일은 보조금이나 약정 기간 없이도 월 50달러에 음성, 전화,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T모바일은 언캐리어 전략으로 작년 2분기 이후 지속적으로 매출과 가입자가 증가했다. 작년 3월 13.1%였던 점유율이 3분기 만에 13.9%로 오르고 현재는 15%까지 노리고 있다. 또한 국내와 같이 약정 기간을 정해야만 하는 요금제가 아닌 한달이나 60일 등 단기간만 사용하는 선불요금제가 보편화돼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이 시행된 지 이제 4주차에 접어들었지만 새로운 문제점만 속출하고 있다.

제조사의 장려금과 이통사의 지원금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제도인 분리공시제는 단통법 효력 발휘 전에 이미 폐지돼 사실상 부활하기 어렵다. 제 역할을 하지 않고 장롱에 놀고 있는 구형폰이나 중고폰 등 자급제폰에 대해 12%의 요금할인을 해주는 분리요금제도 실상은 단말기가 제한이 돼 있어 소비자의 선택이 제한돼 있다.

분리요금제는 소비자가 직접구매를 하거나 중고폰 등 보조금 지원을 받지 않고 단말기를 쓰는 대신 요금할인을 적용해주는 제도다. 하지만 요금할인을 받기 위해서는 해당 단말기가 보조금을 받은 이력이 없거나 개통 후 24개월 이상이 지난 중고단말기만 가능하다. 설사 가능한 단말기라 해도 소비자는 24개월 약정으로 가입해야 하기에 2년이 지난 휴대폰을 2년 더 써야 된다는 말이다. 지나친 보조금 지급을 멈추고 요금과 서비스 경쟁으로 유도하자는 것이 단통법의 취지지만 자급제 폰의 사용을 제한하는 등 핵심이 빠져 ‘반쪽짜리’ 제도가 되고 만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송호창 의원에 따르면 단통법은 소비자들이 보조금 지급을 받지 않는 대신 약정기간 내 유심변경을 제한하고 있다. 약정기간 내 요금제를 해지하게 되면 그동안 받은 요금할인액의 일정금액을 토해내야 한다.

이에 따라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요금인가제를 폐지해 이통사들이 더 이상 보조금 경쟁을 하지 말고 요금 경쟁으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조은애 기자 sincerely.cho@viva100.com

issue & iss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