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적 발상으로 도전하는 '괴짜 시니어' 넘쳐났으면"

이혜미 기자
입력일 2014-10-19 14:27 수정일 2014-10-20 11:21 발행일 2014-10-2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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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오영섭 비큐리오 대표<BR>시니어 벤처 창업, 이렇게 성공했다
오영섭 대표
19일 서울시 송파구에 위치한 비큐리오의 오영섭 대표를 만났다. 그는괴짜가 되지 않고는 IT업계에서 환갑 다 지난 사람이 살아남지 못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가 IT강국이라고는 하지만 사실 제대로 된 코어기술을 가지고 만든 것은 없습니다. 모든 것이 오픈 소스로 좋은 기술을 빨리 갖다 써서 상품을 만드는데 치중하고 있어요. 저는 검색엔진 전문가가 아니지만 5년간의 연구 끝에 새로운 구조와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한 코어기술을 만들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오즈서치(OzSearch)’ 검색엔진이고 ‘비큐리오’의 출발점이었습니다.”

2009년 비큐리오를 설립한 오영섭(62) 대표의 말이다. ‘남들과 다른 생각으로, 차별화된 기술로, 창의적인 엔진 개발’이라는 기치로 설립된 비큐리오는 Be+Curio의 합성어로, ‘골동품이 되자’라는 의미의 검색엔진 개발사다. 비큐리오는 기존 검색엔진들이 적용한 이론과 구조를 탈피해 독창적 구조와 알고리즘의 성능으로 새로운 검색 시장을 창출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성장해왔다.

1978년부터 18년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했던 오 대표는 1996년에는 삼보그룹 계열사인 퓨쳐인포넷의 부사장을 역임했다. 그 후 1996년부터 7년간 벤처회사를 두 번 창업해 모두 실패를 맛본 끝에 2009년 비큐리오를 설립했다.

“오랜 시간 연구소에 있다가 중견기업의 부사장으로도 있다보니 주로 관리직에 많이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다시 엔지니어로 돌아오는데 굉장히 힘들었어요. 공백기가 10년 가량 되니까요. 제가 다시 저를 찾는데 매우 힘들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그 이상으로 엔지니어로서 단단해진 것을 느낍니다. 정말 ‘죽기살기로’가 아니라 ‘죽기죽기로’ 열심히 했다고 보면 되겠네요. 1년에 닷새도 안 쉬고 일을 했으니까요.”

실제로 늦은 나이에 벤처를 시작한 오 대표. 그는 나이가 들어서 창업을 함에 있어서 더 치열하게 노력하고, 남들과는 다르게 창의적인 생각을 많이 하라고 조언한다. 또 그는 노인답게 사는 것을 경계하면서 퇴직 이후의 시니어들에게 지레 포기하지 말고 생산성있는 삶을 살라고 덧붙였다.

시니어 벤처 창업에도 관심이 많은 오 대표는 창업하려는 이들에게 하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자신만의 차별화된 아이템, 현업에서의 전문성 발전, 그리고 작게 시작할 것을 권했다. “시장에서 경쟁력이 분명하고 차별화할 수 있는 자신만의 아이템과 기술이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있어야 창업이 가능합니다. 또 퇴직 후 생계형 창업으로 실패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는데, 오랜 시간 자신이 현업에서 해왔던 분야에서 전문성을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끝으로 처음부터 크게 벌리면 안됩니다. 경우에 따라서 다를 수 있겠지만 인력도 많이 가져가서는 안되고 특히 IT업게라면 성공의 시점이 보일 때 투자를 점진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그는 시니어벤처창업의 방향에 대해 청년창업과 융합, 접목된 정책과 제도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스타트업하는 청년들은 아이디어는 좋지만 경영능력이나 시장을 보는 관점이 상대적으로 부족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시니어 벤처 창업과 연계해서 많은 사업들을 진행한다면 서로에게 시너지효과를 발휘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또 동시에 시니어벤처에서 일정 부분 이상 청년을 고용하는 등 방향을 설정한다면 청년 실업을 해소할 수 있는 기회도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5년간 쉬지않고 한 우물만을 파온 오 대표. 자신이 매진할 수 있는 아이템을 찾은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는 그는 앞으로 우리 기술이 바탕이 된 비큐리오의 코어엔진을 가지고 글로벌화 시키는 데 주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인터뷰 말미에 그는 비큐리오에서 다른 뜻을 되새기며 인터뷰를 마쳤다. “비큐리오의 뜻에 보면 제가 가장 좋아하는 말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장난기 있는 괴짜가 되자는 것입니다. 괴짜가 되지 않고는 IT업계에서 환갑 다 지난 사람이 살아남지 못합니다.(웃음) 앞으로도 지식보다 창의력으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며 비큐리오를 발전시켜나가고 싶어요.”

글·사진=이혜미 기자 hm7184@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