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확보 뒤 상장… 몸값 확실히 높이겠다"

조은애 기자
입력일 2014-09-23 15:22 수정일 2014-09-23 20:15 발행일 2014-09-24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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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라인 상장 연기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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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는 자사의 사회적관계망서비스(SNS) 중 하나인 ‘라인’의 연내 해외시장 상장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22일 공시했다.

네이버가 지난 22일 글로벌 메신저 라인의 연내 해외증권시장 상장을 않겠다고 공시한 것에 대해 중국 온라인 서비스 업체인 알리바바의 최근 기업공개(IPO)와 관련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알리바바는 온라인 직거래 시장에서 소비자와 판매자를 연결시켜주는 일종의 중개사업을 주로 하는 기업이다. 주요 온라인 거래 시장인 타오바오(Taobao)와 티몰(Tmall)에 광고를 올려 수익의 대부분을 창출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앞으로 공격적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업 영역을 넓혀갈 예정이다.

또한 알리바바가 사진을 공유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스냅챗’을 인수하기 위해 100억 달러(약 10조원)까지 부른 것으로도 알려져 SNS사업까지 진출할 가능성도 보인다.

중국 휴대폰 가입자수는 15억명을 넘어섰고 앞으로 더 늘어날 예정이다. 알리바바가 모바일 산업까지 진출하면 알리바바는 중국 내에서만 국제적 수준 이상의 고객을 확보하게 된다.

증권업계에서는 네이버가 라인의 상장을 늦춘 것을 올해 더 성장해 더 높은 공모가로 내년에 출항하겠다는 의지인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홍종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라인의 성장 전략 중 하나로 추진했던 IPO를 추진하기보다 사업 확장과 고도화에 집중하겠다는 결정”이라 분석했다.

알리바바의 상장과도 무관하지 않다. 알리바바는 최근 218억 달러(약 22조7000억원)라는 최대 규모의 IPO를 통해 2012년 160억 달러로 상장한 페이스북을 가볍게 제쳤다. 시가총액은 2310억 달러(약 241조2000억원)을 기록해 아마존과 페이스북보다도 높다.

네이버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시가총액이 25조원으로 알리바바의 IPO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라인이 상장하면 그 시가총액을 23조원 수준으로 추정한다. 이를 합쳐도 네이버는 알리바바의 시가총액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NHN은 올 2분기 성과발표에서 8월까지 라인 가입자 수를 약 4억9000만명으로 집계했다. 특히 동남아 지역에서 라인은 ‘국민앱’이라 불릴 정도로 인기가 높고 국내 게임업체들이 지속적으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라인의 연내 상장을 미룬 이유는 페이스북과 같은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뜻으로도 풀이할 수 있다. 페이스북은 2012년 상장했지만 1분기에서만 2억1000만 달러 순익을 보고 2분기 -1억6000만 달러, 3분기 -6000만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해 상장 4개월 만에 주가가 반토막 났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희비가 엇갈린 글로벌 인터넷 공룡들의 IPO를 지켜보며 네이버는 빠른 가입자수 증가보다는 수익에 기반한 라인 IPO가 더 높은 가치를 부여 받을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알리바바는 중국 내 전자상거래 시장의 80%를 잡고 있다. 하루 접속자 수만도 1억명이 넘는다. 2분기 영업이익률은 43.4%로 이베이나 구글의 영업이익률인 18%와 27%보다 훨씬 높다. 같은 기간 아마존은 영업이익이 0.1% 줄었다.

조은애 기자 sincerely.ch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