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 최대규모 상장' 알리바바 초고속 성장 비결은 외강내유

조은애 기자
입력일 2014-09-18 14:03 수정일 2014-09-18 18:33 발행일 2014-09-1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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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NA ALIBABA JACK MA YUN
항저우에 있는 알리바바 본사 앞 (연합)

중국 인터넷 서비스 업체인 알리바바가 미국 증시 사상 최대 규모의 상장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중소업체에 불과했던 알리바바의 성장 배경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현재 중국 인터넷 산업은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등 3개 기업을 중심으로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각 회사들의 영어명 앞 글자를 따 이들을 BAT라고 부르기도 한다. BAT 업체들의 경영 전략상의 공통점은 글로벌 기업 인수합병(M&A)를 통한 급속한 성장이다.

알리바바는 19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하여 ‘BABA’ 종목 코드로 거래될 예정이다. 알리바바는 기업공개(IPO)를 통해 주당 60~66달러의 공모가로 3억6800만주를 내놓을 계획이며 조달금액은 최대 243억 달러(약 24조9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2008년 비자(VISA)가 기록한 196억 달러를 넘는 미국 증시 최대 규모다.

현재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의 80%는 알리바바를 통해 이뤄진다. 하루 사이트 방문자만 1억명에 달한다.

알리바바의 주력 서비스는 타오바오(TaoBao)와 T몰(Tmall)이다. 타오바오는 판매자와 구매자에게 적절한 거래 채널을 제공하는 일종의 중개소다. 중국에서 이베이, 아마존 등 세계적인 온라인 유통회사가 힘을 쓰지 못하는 이유는 타오바오가 저렴한 수수료 정책을 쓰기 때문이다.

타오바오를 통해 거래를 한 판매자와 구매자는 타오바오에 따로 수수료를 낼 필요가 없다. T몰은 판매자가 0.5~3%의 판매 수수료만 부과하면 된다. 아마존과 이베이의 판매 수수료가 12~15%인 것과 대비된다. 덕분에 판매자는 부담 없이 시장에 진입할 수 있으며 구매자는 더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알리바바는 중국의 직거래 시장 간 상호 신뢰 수준이 낮다는 점을 활용했다. 온라인 결제를 진행할 때의 일반적인 순서는 구매자가 돈을 결제하면 판매자가 제품을 배송하는 식이다. 하지만 중국은 낮은 신뢰수준으로 판매자가 물건을 보내지 않는 등의 상황이 종종 생기곤 한다.

이를 막기 위해 타오바오는 제 3자 담보 혹은 조건부 승인 방식인 알리페이라는 결제시스템을 사용했다. 구매자가 대금을 결제하면 알리페이가 이를 우선 보관하고 있다가 판매자에게 돈이 들어왔다고 알려준다. 구매자가 물건을 받았다는 것을 확인한 뒤 판매자에게 대금을 넘겨주는 방식이다. 중고나라 등 국내의 직거래 결제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도입한 ‘안전거래’ 등과 같은 방식이다. 단, 이 과정에서 수수료가 붙지 않는다.

알리페이는 작년 기준 중국 내 결제 시장의 49% 점유율을 차지했다. 작년 알리페이를 통한 결제액은 448조원으로 추정되며 올해는 67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두는 2011년 여행관련 정보수집 업체인 ‘취날(Qunar)’을 3억600만 달러에 인수해 총 16개 기업에 30억 달러를 투자했다. 검색서비스 외에 지도서비스, 모바일 게임, 결제 등 역량을 강화했다.

텐센트는 모바일 메신저 ‘위챗(we chat)’으로도 유명하듯 모바일 게임이나 SNS분야를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2010년 ‘컴센즈(Comsenz)’라는 중국의 SNS업체를 3억 달러에 인수했다. 특히 한국 기업에 대한 지분 투자가 높은 편이다. 2012년 카카오에 720억원을 투자해 9.9%의 지분을 차지했고 2014년에 CJ게임즈와 파티게임즈에 각각 5300억원과 200억원을 투자했다. CJ게임즈에 28%, 파티게임즈에 20%의 지분을 확보했다.

알리바바는 2010년 미국 전자상거래 업체 ‘벤디오(Vendio)’를 인수했고 IPO를 앞둔 올해만 10건의 인수합병과 지분인수를 실시했다.

조은애 기자 sincerely.ch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