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철강 위험하다”...중국, 저가 공세에 구조조정까지

최상진 기자
입력일 2014-09-14 11:53 수정일 2014-09-15 18:23 발행일 2014-09-15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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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포스코)

저가공세로 국내 철강산업을 흔들고 있는 중국 철강업체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강력한 구조조정을 통해 가격뿐만 아니라 기술 경쟁력에서도 향후 한국 철강업체들을 위협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28일 발표된 한국무역협회 상하이지부의 ‘중국 철강산업 현황 및 전망’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국의 철강 수출 물량은 4101만t으로 작년 동기 대비 33.6%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수출물량은 6234만t으로 2012년에 비해 11.9% 늘어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급증하는 수출량이 직접적인 수익으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지난해 중국 철강업체들의 수출액은 534억8000만 달러로 2012년 대비 3.4% 늘어나는데 그쳤다. 가장 큰 요인으로는 공급 과잉으로 인한 저가 위주의 수출정책이 꼽혔다.

현재 중국산 철강의 최대 고객은 한국이다. 수출되는 중국산 철강 중 한국으로 오는 비중은 지난해 13%를 차지했다. 2위인 미국은 5.1%였고, 대만 4.2%, 인도 3.2%, 홍콩 2.7%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 중국산 철강재 수입량은 올해 1∼8월 862만5000t으로 작년보다 31.1%가 늘었다. 상반기 중국산 철강재의 국내 점유율은 23.3%로, 수입 철강재의 시장점유율 39.8%의 과반수를 차지한다. 관계자는 “값싼 중국산 제품이 쏟아지면서 국내 철강시장을 교란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저가 정책으로 인해 한국은 물론 미국, 태국, 말레이시아, 브라질 등과 무역 마찰을 빚고 있다. 중국산 철강에 대한 반덤핑 제소는 올 상반기에만 40건으로, 지난해의 25건을 이미 넘어섰다. 우리 무역위원회도 최근 중국산 H형강의 덤핑 여부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무역협회는 중국이 진행하고 있는 철강산업의 구조조정도 한국 철강업계에 큰 위협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정부는 연내에 철강 생산능력의 2.7%를 차지하는 2700만t의 생산 설비를 폐쇄하는데 이어 2017년까지 총 1억t의 설비를 폐쇄할 계획이다.

중국은 지난해 10월 철강업계 구조조정을 위한 방안으로 ▲생산능력 제한을 통한 과잉 문제 해소 ▲중점 지역에 대한 구조 조정 ▲철강업계 규범 관리 ▲상품 질량에 대한 기준치 마련 ▲에너지 절약과 환경보호 등을 고려한 진보된 기술 촉진을 발표하고 본격적인 절차에 돌입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중국 철강기업간의 경쟁 격화에 따라 대형철강기업을 중심으로 정밀 판금 등 고급제품의 생산이 증가하는 추세로, 구조조정 이후 살아남은 기업은 가격경쟁력과 기술력을 동시에 보유하게 될 것”이라며 “글로벌 수요가 증가하는 에너지 및 자동차 산업에서의 고 부가가치 제품개발과 마케팅 역량강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최상진 기자 sangjin8453@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