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IFA 결산] 프리미엄&스마트홈, 삼성과 LG 주인공 되다

최상진 기자
입력일 2014-09-10 18:53 수정일 2014-09-11 08:18 발행일 2014-09-10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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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커브의 기원'
4일 ‘시티큐브 베를린’ 삼성전자 전시장에서 모델이 세계적인 디지털아티스트 미구엘 슈발리에(Miguel Chevalier)의 작품 ‘커브의 기원(Origin of the Curve)’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유럽 최대 가전박람회 ‘2014 IFA’가 10일(현지시각)부로 막을 내렸다. 신형 모바일기기부터 사물인터넷을 이용한 미래가정까지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기회이자 가전업체들간의 물러설 수 없는 ‘격전의 장’으로 지난 닷새간의 일정은 숨가쁘게 마무리됐다.

그중 가장 주목받은 업체는 단연 삼성전자와 LG전자였다. 모바일과 가전기기 모두 업계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는 이들의 기술 혁신에 전 세계 언론의 관심이 쏟아졌다. 특히 프리미엄 휴대폰과 웨이러블기기, 스마트폰과 가전제품을 연결하는 ‘사물인터넷’을 활용한 스마트홈이 경쟁업체들에 비해 월등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전시회의 주인공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 모바일-최신형 프리미엄 제품들의 향연

삼성전자는 개막 이틀전인 3일(현지시간) 갤럭시노트4와 갤럭시노트 엣지를 함께 공개했다. 모바일기기 중 최고의 사양을 자랑하는 동시에 디스플레이의 옆면을 활용한(갤럭시노트 엣지) 디자인이 호평을 이끌어냈다. 지난해 야심차게 선보였지만 고객에게 외면 받았던 갤럭시 기어의 변신도 블루오션인 웨이러블기기 시장 공략을 선점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LG전자 역시 G3를 보완한 G3스타일러스로 승부수를 던졌다. G3스타일러스는 G3의 장점에 소비자요구사항을 추가했고, 메모장과 스타일러스펜의 기능을 강화해 실용성을 높였다. 이와 함께 선보인 G워치R은 ‘시계의 원형에 가장 가까운 스마트워치’라는 이야기와 함께 함께 ‘IFA에 등장한 스마트워치 중 최고’라는 평을 이끌어냈다.

이번 전시에서 삼성과 LG의 기술에 가장 근접한 업체로는 소니가 꼽혔다. 소니는 갤럭시노트4 공개와 약간의 시간차를 두고 자사의 핵심 스마트폰인 엑스페리아Z3를 공개했다. 모바일로 플레이스테이션 게임을 즐길 수 있고, 2070만 화소의 카메라 장착 등 한국 소비자들이 좋아할 사양을 두루 갖춘 제품이다. 함께 선보인 스마트워치3는 안드로이드웨어를 지원해 사용자의 위치 정보를 기반으로 걸음 수나 수면패턴 등 신체활동을 기록하는 기능이 돋보였다. 그러나 디자인과 전체적인 기술력에서는 한국 기업에 아직 미치치 못한다는 평이 많았다.

LG전자, IFA서 업그레이드 ‘홈챗’ 공개
IFA에서 모델들이 LG전자 부스에서 지원기기와 LG만의 스마트홈 서비스인 ‘LG 홈챗’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

◇가전-‘스마트홈’ 시대가 눈 앞에 다가왔다

이번 IFA의 가전부문 화두는 ‘스마트홈’이었다. 사물인터넷을 이용해 휴대폰 하나로 집안의 모든 가전제품을 통제하고, 자동으로 움직이게 만드는 기술이 곧 상용화될 것을 암시했다. 삼성전자 윤부근 사장은 이 시기를 3년으로 내다봤고, LG전자 조성진 사장은 “올해가 스마트홈 도약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삼성전자는 전시장 한가운데 스마트홈 체험 센터를 만들었다. 내부에 들어서면 도어락이 현관문의 동작을 감지하고 메시지를 띄웠다. TV는 음성인식 기능을 갖췄고, 집안 곳곳의 TV는 유기적으로 연결됐다. 갤럭시 기어를 활용해 ‘자러간다’로 하면 조명이 알아서 꺼지는 등 알아서 움직이는 집을 현실화시켰다.

LG전자는 스마트홈 전시장 이름을 ‘홈챗’으로 지었다. 홈챗은 모바일 메신저를 이용해 가전기기에 명령을 내리는 기능 위주로 구성됐다. 메신저로 통제할 수 있는 제품은 생활가전을 비롯해 로봇청소기와 조명, 무선 오디오까지 다양했다. 더불어 로봇 청소기에 카메라를 달아 집안 상황을 스마트폰으로 확인하거나 사용자의 외출·귀가에 맞춰 집안 온도를 조절하는 프로그램도 관심을 끌기 충분했다.

‘스마트홈’ 부문에서는 독일 기업들의 약진이 돋보였다. 밀레는 네트워크 플랫폼 ‘키비콘’을 발표하고 가전제품들의 연계성에 주목했다. 식기세척기의 종료시간을 오븐에서 확인할 수 있는 식이다. 또 자체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세탁기와 건조기, 전자레인지 등을 제어할 수 있는 기술도 함께 시연했다.

같은 독일기업인 지멘스도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오븐, 청소기 등 가전제품을 제어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보쉬와 합작회사인 ‘BSH’라는 별도 계열사를 만든 지멘스는 ‘당신의 앱이 있는 곳이 곧 집(Home is where your app is)’이라는 표어로 관심을 이끌어냈다.

이 외에도 중국을 넘어 세계 가전시장의 강자로 급부상하고 있는 하이얼을 비롯해 중국 주요 가전업체들이 스마트홈 시장을 겨냥한 제품들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직접적인 활용도에서 앞서가는 기업들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을 받았다.

삼성전자, IFA서 프리미엄 제품 대거 공개
삼성전자 IFA 2014 생활가전 부스에서 모델들이 드럼세탁기, 프리미엄 청소기 등을 주제로 한 일러스트로 이뤄진 ‘아트 갤러리’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 가전은 예술, 경계를 허물다

IFA는 수백개에 이르는 업체들의 치열한 경합이 한 자리에서 펼쳐지는 만큼 조금이라도 더 눈에 띄는 제품이 긍정적인 평을 이끌어내는 법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예술가, 디자인업체와의 합작으로 색다른 이슈를 이끌어내며 IFA를 주도했다.

삼성전자는 디지털아티스트 ‘미구엘 슈발리에(Miguel Chevalier)’의 작품 ‘커브의 기원(Origin of the Curve)’을 선보여 주목받았다. 26대의 65형 커브드 UHD TV와 12대의 무선 멀티룸 오디오 M7을 이용한 대작이다.

더불어 삼성전자의 아트 갤러리는 엠마누엘 로메프(Emmanuel Romeuf, 프랑스), 클라스 파렌(Klas Fahlen, 스웨덴), 안나 쾨페세스(Anna Kovecses, 키프로스)등 유럽 지역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유명 그래픽디자인·일러스트 작가 3인의 작품으로 구성해 기술과 예술성을 동시에 구현하기도 했다.

LG전자는 오스트리아 주얼리 브랜드 스와로브스키와 함께 크리스탈을 이용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스와로브스키 올레드 TV’를 선보였다. 크리스탈의 특유의 반짝임을 최대한 살려낸 디자인으로, 특히 여성 관람객들의 큰 관심을 자아냈다.

최상진 기자 sangjin8453@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