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기업 속살보기] KT, "굿 초이스 하세요"···5년마다 리셋에 직원들은 '글쎄'

조은애 기자
입력일 2014-08-21 10:49 수정일 2014-08-27 11:11 발행일 2014-08-21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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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KT 사옥 앞
KT는 소비자들에게 스마트폰 할인 요금제 등의 ‘좋은 선택’을 하라고 말하지만 정작 회사 직원들이 말하는 KT 입사에 대한 ‘좋은 선택’은 물음표로 끝난다.(연합)

“좋은 선택하세요. 굿 초이스.”

올레 KT의 최근 광고 문구다. 회사는 소비자들에게 스마트폰 할인 요금제 등의 ‘좋은 선택’을 하라고 말하지만 정작 회사 직원들이 말하는 KT 입사에 대한 ‘좋은 선택’은 물음표로 끝난다.

전·현직원들이 기업 리뷰를 남기고 서로 공유하는 사이트 ‘잡플래닛(

www.jobplanet.co.kr)’에 21일 기준으로 총 188건의 리뷰가 올라와 있다. 그중 31.9%만이 KT를 지인에게 추천하고 있었다.

직원들이 가장 많이 꼽은 단점은 ‘공기업의 잔재가 남아 있다'는 점이었다. 베스트 리뷰로 꼽힌 한 경영직원은 “아직도 회사에 공무원 출신이 요직을 차지하고 있어 업무처리가 느리고 답답하다”고 말했다. 서비스직 종사자는 “정치를 배울 수 있다”는 점을 장점 아닌 장점으로 꼽았다. 그는 “비합리적인 조직문화로 줄서기가 필수다. 사실상 어떠한 일도 잘 진행되는 법이 없다”고 말했다.

IT분야 10년차 직원은 “정권교체와 함께 불안한 경영환경”을 언급했다. 다른 경영직 종사자는 “5년마다 정권 교체와 함께 회장이 바뀌어 사업에 리셋(재시동) 버튼이 눌러진다”고 말했다. 다른 경영직원은 “인사가 3년마다 바뀌어 장기적인 CDP(경력개발계획) 설계가 불가능하다”고 언급했다.

‘커리어(경력) 발전에 불리하다’는 점도 큰 단점으로 꼽혔다. 경영직 종사자는 “IT기업을 꿈꾼다면 절대 오면 안 된다”며 “영업, 유통, 분석, 관리 등 다양한 분야를 접할 수는 있지만 수시로 분야를 옮기기에 미래 커리어는 기대하지 말라”고 직언했다. IT분야 4년차 직원은 “기술·연구·개발은 거의 외주에 맡기기에 관련 경력자가 입사하면 왜 경력단절이 되는지 여실히 보여준다”고 적었다.

육아휴직 2년 등 여성에게는 좋은 복지를 제공하고 있었다. 경영직원은 “2년의 육아휴직 등 여성이 일하기 좋은 환경을 제공해준다”를 장점으로 꼽았다. 하지만 전반적인 복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더러 있었다. 다른 경영직원은 “자녀 대학 등록금, 장기 근무 연수, 공채로 입사했을 때의 꾸준한 승진 및 임원 도전, 높은 초봉 등 좋았던 옛날 복지제도가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 내부 상황과는 상관없이 오래 존속할 수 있어 ‘안정적’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한 경영직원은 “통신업종은 다른 업종에 비해 안정적인 수요나 공급이 존재해 20년이 지나도 회사의 근간은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 매니저제도 등과 같은 수평적인 조직문화, 고정된 사무실을 벗어나 정보통신기술로 언제 어디서나 업무를 수행하는 방식인 스마트워킹 제도 등 탄력적 근무방식 등이 장점으로 나왔다.

조은애 기자 sincerely.cho@viva100.com